여성대통령시대···그녀들의 자리
10년새 계속 증가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일자리 시장에 뛰어드는 50대 여성들이 늘고 있다.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본격화되고 청년실업이 고착화되면서 남편과 자녀를 대신해 부업전선에 뛰어든 여성이 증가한 결과다.
15일 통계청의 고용동향을 보면 지난해 50대 여성 취업자수는 215만6000명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10만5300명, 5% 늘어난 규모다. 전체 여성 일자리 증가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해 50대 여성이 여성 고용시장을 주도한 모습이었다.
일자리를 구하러 나서는 50대 여성은 2000년대 들어 꾸준히 늘고 있다. 90년대까지만해도 지지부진한 양상이었지만 2003년부터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02년 121만명이었던 50대 여성 취업자수는 2005년 140만명, 2006년 151만명, 2007년 161만명으로 해마다 10만명씩 늘었다. 2011년에는 200만명을 돌파했다.
이처럼 50대 여성 취업자가 늘어난 데는 베이비붐세대 남성들의 퇴직이 주요한 원인 중 하나로 자리잡고 있다. 전체인구의 14%에 달하는 베이비붐세대 가운데 주요 근로층이었던 남성들의 퇴직이 시작되면서 남편의 은퇴에 대비하기 위해 취업을 택하는 아내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청년실업난으로 20대 자녀들의 취업까지 여의치 않게 되자 고용시장에 유입된 주부들이 늘었다. 50대 여성 취업자수는 지난 2011년 이후 20대 여성 취업자수를 앞지르고 있다. 지난해 20대 여성 취업자수는 189만명으로 '엄마 세대' 보다 26만명 가량 적었다. 2011년에는 13만명가량 적어 해마다 격차도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문제는 50대 여성 일자리가 가계의 주수입원을 대신하기엔 부족할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점이다. 일자리의 질도 그다지 높지 않아 대다수가 식당아줌마, 보험설계사 등 불안정한 고용환경에 놓여 있다.
지난해 상용직에 취업한 50대 여성은 53만명인 반면 임시직인 여성은 64만명에 달했다. 20대 여성의 상용직과 임시직 수가 각각 115만명, 54만명인 것과는 현격히 차이가 난다.
임금도 낮다. 한국노동연구원이 내놓은 '기혼여성의 시간제근로' 보고서에 따르면 여성 노동자 평균임금의 2/3 이하를 받는 '저임금' 기혼여성의 비중은 지난해 3월 기준 58%에 달했다.
한국노동연구원 성재민 전문위원은 "50대 퇴직인구가 많기 때문에 소득을 만들어놓지 않으면 먹고사는데 당장 무리가 간다"며 "이 때문에 주부들까지 나서서 일하고 있지만 이들의 일자리는 대부분 안정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악순환을 막기 위해 육아도우미, 간병사 등 돌봄노동영역에 대한 근로여건이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용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카드모집이나 보험설계사 같은 저임금 특수근로자 문제를 해결하는 노력도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혜민 기자 hmee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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