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무이자 할부 종료 앞두고 관심..수수료 1~2%대로 최대 11회까지 가능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직장인 A씨(40세, 남성)는 최근 만기가 다가온 자동차보험 갱신을 위해 보험사 직원을 만나 솔깃한 얘기를 들었다. 신용카드 무이자 할부가 사라진다는 소식에 보험료 납부를 부담스러워하는 A씨에게 그 직원이 분할납입도 가능하다고 귀띔한 것이다. 중형 자가용을 소유한 그가 부담해야 할 연간 보험료는 87만6580원. 하지만 분할납부로 계산하니 첫회 보험료는 절반을 약간 웃도는 45만4170원이었다. 나머지는 최대 10회에 걸쳐 나눠서 내면 된다. 수수료가 카드의 그것 보다 훨씬 저렴한 2% 수준이라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신용카드 무이자 할부 서비스 중단이 현실화되면서 자동차보험료 분할납입 여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14일 "일시불로 납입하기 부담스럽기 때문인지 '할부로 낼 방법이 없냐'는 질문이 최근 들어 심심찮게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자동차보험 가입자들은 3개월에서 많게는 5개월까지 무이자 할부 서비스를 통해 연간 수십만원에서 100만원을 웃도는 보험료를 납입해왔다. 하지만 무이자 할부에 대해 금융당국이 메스를 가하면서 앞으로는 할부구매시 10~20%의 수수료를 물어야 한다. 차보험료를 100만원이라고 한다면 카드 할부로 납부할 경우 10만~20만원을 수수료 명목으로 내야 한다는 뜻이다.
반면 보험사 분할납입을 이용할 경우 수수료는 최대 2%에 불과하다. 삼성화재의 경우 3회 분할납입을 선택하면 보험료의 0.5%를, 5회를 선택하면 1%를 수수료 명목으로 부과한다. 11회로 쪼개서 내면 2%를 적용한다. 하이카다이렉트는 1.5% 수수료로 최대 6회까지 나눠서 낼 수 있도록 했다.
자동차보험료 분납은 손해보험사들이 이미 분할납입약관을 통해 시행하고 있는 제도다. 하지만 카드 무이자할부 이용고객이 워낙 많아 지금까지 주목받지 못했다. 현대해상의 경우 자사 자동차보험 가입자 가운데 3%, LIG손해보험 역시 5% 정도만이 분납을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사인 하이카다이렉트의 경우 그 비중이 1% 내외에 그친다. 메리츠화재가 5.8%로 비교적 높다.
분납은 각 보험사 마다 차이가 있지만 최대 11회까지 가능하다. 보험료를 11등분해 지불하는 방식이 아니라는 점이 일반 할부와 다르다. 자동차보험은 의무보험(대인, 대물Ⅰ)과 임의보험(자차, 자손)으로 구성되는데, 할부형태로 낸다고 해도 의무보험에 대해서는 일시 납부해야 한다. 분납은 임의보험에만 해당한다. 즉 첫회 보험료만 내고 나머지에 대해서만 균등분할해 낼 수 있다는 것이다.
각 업체들의 분납서비스 역시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삼성화재와 동부화재, 메리츠화재는 최대 11회(11개월)까지 분할납부가 가능하며 현대해상과 하이카다이렉트, LIG손보는 6회까지 나눠서 낼 수 있다.
이외에 비연속 2회납이라는 방법도 있다. 수수료는 1% 정도인데, 의무보험을 포함한 임의보험료의 60%를 납입한 다음 4개월 뒤 나머지 40%를 지불하는 것이다. 삼성화재와 메리츠화재가 실시하고 있다.
다만 유의사항이 있다. 정해진 회차에 보험료를 납입하지 못할 경우 보험효력을 잃게돼 보장을 못 받을 수 있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분할 납입이 묘책이 아니라 선택할 수 있는 옵션 중 하나"라면서 "가입자의 조건에 따라 선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일권 기자 i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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