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미국의 재정절벽 협상이 '벼랑 끝 타결'에 이르면서 국내증시 역시 산뜻한 출발을 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연초증시 랠리가 이어지기 위해서는 아직도 고려해야할 점이 많다.
시장 전문가들은 재정절벽 협상 이후 부채한도 증액 협상 등 잔여 장애요소가 남아있다는 사실 외에도, 경기 리스크와 기업 이익 전망 하향조정 등이 어떤 강도로 나타나는지에 따라 증시의 오름 폭도 달라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무엇보다 지난해 연말 시장을 상승으로 이끌었던 외국인이 매수 강도를 유지하는지 여부가 관전 포인트라는 설명이다.
류용석 현대증권 시장분석팀장은 "실질적인 최대 걱정 및 장애 요인은 외국인 등의 수급"이라며 "최대 매물 상단인 2025 통과가 일차 관건이지만 그보다는 순차익잔고가 역사적 고점 수준에 위치한 동시에 계절적으로 청산 압력이 높은 연초라는 점에서 수급의 관건은 외국인의 순매수 지속 여부 및 강도가 될 것"이라고 짚었다.
기업실적 개선 속도가 투자자들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우려 요인이다. 김주형 동양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동양증권이 분석하는 200개 주요 종목 기준 지난해 4·4분기 순이익 추정치는 지난해 11월 초 25조원에서 현재 23조9000억원으로 4.3% 하향조정됐다"며 "오는 4일 삼성전자가 4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한다는 점은 기대 요인이나 1월 중반 이후 본격적인 실적시즌 이전인 '프리 어닝시즌'에 대한 전반적인 기대가 높지 않다는 점을 눈여겨 봐야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1분기 실적과 관련해서는 개선 기대감이 우위에 있다. 김형렬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생산재 산업의 실적 개선이 강한데다 IT, 자동차 등 소비재 산업의 이익지속 기대가 유지될 것으로 보이는 올해 1분기 실적개선 기대가 서서히 반영되며 1분기 2000 안착은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경기 부분은 조심스러운 낙관의 목소리가 더 크다. 미국뿐만 아니라 중국까지 경기사이클 개선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글로벌 경기 모멘텀 개선이 보다 빨리 가시화될 것이라는 평가다. 김주형 팀장은 "최근 극도로 부진했던 철강, 화학, 기계 등을 비롯한 전 산업의 재고순환지표가 반등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국 기업들의 재고조정이 마무리된 것으로 판단한다"며 "국내 수출경기와 밀접한 연관성이 있는 미국과 중국(G2)의 경기사이클 개선은 글로벌 교역량 증가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국내기업 이익 증가로 연결될 것"이라고 봤다.
김유리 기자 yr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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