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승진자 규모는 줄였다. 대신 발탁인사를 늘렸다. 연차와 관계없이 능력과 성과, 향후 성장잠재력을 보겠다는 것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젊고 역동적인 체제로 변모해나가고 있다.
28일 발표된 현대차그룹의 2013년도 정기임원 인사는 사상 최대규모였던 전년(465명) 보다 승진 규모를 18.5% 줄였다.
현대차 116명, 기아차 57명, 계열사 206명 등 당소 예상보다 축소된 총 379명이 승진했다. 이는 규모 보다 내실경영을 중시하는 그룹의 의지인 동시, 최근 불확실한 경영환경과 글로벌 경기침체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전략이기도 하다.
대신 현대차그룹은 연차를 떠나 성과와 향후 성장잠재력 등을 바탕으로 한 발탁인사 비중을 높이는 카드를 내밀었다. 창의적이고 적극적인 조직운영을 통해 글로벌 현대차그룹으로 도약하겠다는 것이다. 정의선 부회장 시대를 대비해 미래성장을 주도할 젊은 임원들의 발탁이 눈에 띈다. 올해 연차를 떠난 발탁인사는 48명으로 전년 38명 대비 26.3% 늘었다. 이사대우 승진자 비중 역시 36.4%로 138명에 달했다.
부문별로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R&D와 영업을 앞세웠다. 최근 미국에서 발생한 연비과장 사태 등과 같은 악재가 다시금 발생하지 않도록 핵심기술 경쟁력을 높이자는 차원으로 읽힌다. R&D 및 기술부문 승진자 비율은 전년 34.8%에서 39.3%(149명)로 5%포인트 이상 높아졌다.
또한 글로벌 경기침체에 대비해 영업역량을 강화하고 한층 더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해외부문 영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 영업부문 승진자 비율도 25.6%(97명)로 확대했다. 전체 승진자 중 해외 주재원 비율도 18.2%(69명)를 차지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임원승진인사에서 기아차 첫 외국인 사장, 기아차 최초 여성전무를 배출했다. 기아차 디자인총괄을 맡아 디자인 경영을 성공적으로 정착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피터 슈라이어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 발령했다.
또한 2009년 첫 발탁 이후 4년 연속 여성임원을 배출했다. 그룹 내 여성임원 숫자는 사상 최대인 6명으로 늘어났다. 기아차 마케팅사업부장을 맡고 있는 채양선 상무가 전무로 승진했고, 현대캐피탈 브랜드1실장을 맡고 있는 백수정 이사대우와 현대엔지니어링에서 사업관리팀을 맡고 있는 김원옥 부장은 업무 실적과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아 각각 이사와 이사대우로 승진 발령했다.
현대자동차그룹 관계자는 "내년에는 글로벌 경기 침체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한편 브랜드 가치 제고와 현지화 전략 가속화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현대·기아차의 입지를 확고히 다지는 해로 만들 것"이라며 "고객의 기대를 뛰어넘는 최고의 가치를 제공하는 세계 초일류 자동차 업체로 도약을 준비하는 해가 되도록 전 임직원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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