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스미스 '감베로니 김치 파스타'
◆당신에게 추천합니다
금요일 회식에서 화끈하게 (술)'말아먹고' 토요일에는 애인과 (파스타)'말아먹어야'하는 당신.
◆한 줄 느낌
"해장은 꼭 김칫국,김치라면으로 해야한다는 편견은 버려!"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연말 회식이 일주일에 3~4번 줄지어 있는 직장인 한잔만(30)씨는 주말이 괴롭다. 주중에는 연말이라는 핑계로 업무 차 혹은 동료들과 실컷 "마셔라, 부어라" 잔을 부딪쳐왔던 터. 주말에는 얼큰한 찌개나 맑은 국물이 있는 음식으로 해장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주말에는 애인과 데이트를 해야한다. 사랑하는 그녀가 데이트 할 때에도 순대국, 감자탕을 기꺼이 수용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녀는 항상 파스타집을 가자고 조른다. 이번 주말에도 쓰린 속을 움켜쥐고 치즈범벅인 고르곤졸라 피자에 까르보나라를 먹어야한다고 생각하니 저절로 해장이 된다.
그렇게 찾은 블랙스미스. 이번에는 여자친구가 또 어떤 메뉴를 시킬까 두려움이 엄습한다. 광고에서처럼 우연히 꽃피자를 입에 문 김태희라도 볼 수 있다면 위안이 되련만. 자포자기하고 여자친구가 시킨 메뉴에 포크를 갖다 댔다. 입안에 한가득 진한 치즈맛이 풍길 거라고 생각했지만 이게 웬일! 아삭하고 매콤한 김치맛이 퍼진다. 분명 파스타를 먹었는데 김치맛이 난다. 맛도 머리털이 쭈뼛쭈뼛 설 만큼 얼큰하다. 분명히 파스타인데? 눈을 크게 뜨고 메뉴 이름을 봤다. 이름하야 '감베로니 김치 파스타'. 송송 잘게 썬 김치가 아삭하게 씹힌다. 계속 먹고 있으려니 제법 이마에 땀도 송글송글 맺힌다. 속이 시원하게 풀리는 느낌이다.
이어 나온 피자에도 김치가 들어가있다. 블랙스미스의 11월 신메뉴 중 하나인 '골든 김치 피자'가 그 주인공. 부드러운 크림소스와 토마토소스를 넣은 볶음김치를 베이스로 하고 베이컨을 넣어 감칠맛까지 더했다. 볶은 김치 소스의 깊은 맛과 달콤하고 부드러운 고구마 무스, 여기에 곁들여진 담백한 치즈 소스까지 맛의 3박자를 다 갖췄다. 이 피자는 다른 피자처럼 끝에서부터 먹는 것보다 돌돌 말아 먹는 게 포인트다. 도우 부분에 김치가 들어가있기 때문에 고구마, 돼지고기, 김치 이 세 가지를 한꺼번에 입에 쏙 넣어야 한다. 파스타와 피자를 먹어도 해장이 된다는 사실에 놀라워하며 한씨는 '풀코스' 만찬의 정점을 찍기 위해 칵테일까지 시켰다.
새로 나온 메뉴인데 이름이 '막칵테일'이다. 아무렇게나 '막' 만들어서 막칵테일인가? 한 모금 마시는 순간 이름의 비밀을 알아챘다. 부드러운 막걸리 셰이크가 입술에 착 감 긴 것. 한씨가 마신 '퍼플스노우'는 우유와 막걸리가 함께 어우러져 눈처럼 풍성한 얼음거품이 얹어진 게 특징이다. 보랏빛 블루베리가 시간이 흐를수록 조금씩 밑으로 흘러내리는 모습이 마치 눈 내리는 것 같다. 여자친구 입술에 막걸리 셰이크 거품이 묻었다. 술이 덜 깼나? 여자친구가 하지원 같다. 시크릿가든의 현빈처럼 거품키스를 시도해본다….
오주연 기자 moon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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