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식품 호해면
[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당신에게 추천합니다
#라면을 미친듯이 좋아하지만 칼로리가 걱정되는 배불뚝이 오빠.
#라면을 반 밖에 못 먹는 위장 작은 그녀.
◆한 줄 느낌
#짬뽕인지 라면인지 헷갈리네
◆가격
#1봉지당 1800원(편의점 기준)
야근을 마치고 집으로 퇴근하던 차에 편의점에 들른 골드미스 진 팀장은 저녁 끼니 해결을 위해 라면 매대 앞에 섰다. 요즘 편의점 도시락도 기가 막히게 잘 나온다는 것을 알지만 라면킬러인 그녀는 맛있게 포장된 제품들의 유혹을 과감히 뿌리친다.
매의 눈으로 라면고르기에 열중하던 중 한개의 제품이 그녀의 눈에 들어온다. 다른 제품과 달리 무광택으로 고급스러운 포장이 나름 외모와 디자인을 중시하는 그녀에게 딱 맞는 스타일이다. 삼양식품의 '호해면'이란다.
고급스러운 디자인에 놀란 그녀는 바로 뒤 다시 한번 놀랐다. 1개 가격이 1800원 이라는 점원의 말 때문이다. 체면상 애써 태연한 척하며 돈을 지불한다. '가격만큼이나 맛도 고급스러워야할텐데'라는 걱정을 하며···.
라면전용 냄비에 물이 끓기를 기다리며 포장을 뜯는다. 헉! 네모난 면이 홀쭉하다. 얇다 못해 가볍다. 양이 너무 적은 것 아닌가 싶어 보니 98g 이다. 100g도 안된다. 기름이 적당히 있는 유탕면 마니아인 그녀에게 심심하다 싶을 수 있는 건면이 마음에 안든다. '칼로리 부담은 좀 적겠군' 역시나 340kcal다. 그녀가 좋아하는 농심 너구리나 삼양식품의 삼양라면이 500kcal칼로리가 넘으니 내심 안도감이 든다. (밤 10시에 먹는 라면이 살이 안찌면 얼마나 안찌겠냐마는…)
스프는 3종류다. 야채후레이크, 해물후레이크, 분말스프. 시중에 있는 건더기스프 중 가장 풍성하다 싶을 정도로 내용물은 충실하다. 칵테일새우 4마리에 정체불명의 오징어같은 것도 보인다. 당근과 파도 듬뿍 들어 있어 색감도 예쁘다.
면은 오뚜기 스낵면처럼 진한 노란 색이 먹음직 스럽다. 면발은 아주 가늘다. 그런데 한참을 기다려도 익지를 않는다. 건면들의 공통점이다. 4분 30초나 끓이란다. 이거 원, 면발 익었는지 맛보다 냄비 비울 판이다.
새빨간 국물이 식욕을 자극한다. 자리를 깔고 본격적으로 먹기 시작한다. 첫 국물의 느낌은 매콤하다. 자극적으로 매운 맛이 아니다. 건면의 강점인 깔끔함도 괜찮다. 그런데 먹다보면 헷갈린다. 이게 라면인지 짬뽕인지. 짬뽕이라고 하기엔 싱겁고 라면이라고 하기엔 특유의 라면맛이 안난다.
해물 건더기는 좀 질겼지만 충분한 양에 골라먹는 재미가 쏠쏠하다.
면발은 아주 쫄깃하다. 호해면의 가장 강점이라고 생각될 정도다. 얇디 얇은 면발이 거의 다 먹을 때쯤에는 불어 터져 보였지만 신기하게도 특유의 탄탄함을 잃지 않았다. 면요리 전문점인 호면당과 함께 만든 것이라 그런가 보다.
포장봉지에 써 있듯이 숙주나 해물을 첨가해서 먹으면 호면당에서 나오는 호해면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다만 아쉬운 점은 역시 가격. 서민물가의 바로미터인 라면에 프리미엄을 붙였다지만 1800원의 가격은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또 훌륭한 면발과 달리 국물 맛이 여타 라면들과 아주 차별화되지 않는 점도 아쉬운 점이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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