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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당선되더니…" 강남 아파트는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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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강남, 약발 부족…추격매수가 없다

박근혜 당선직후 살펴본 부동산 현장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며 부동산 시장에선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당장 여야가 양도세 중과 유예 1년 연장에 합의했고, 취득세 50% 감면 혜택도 내년말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아파트를 사고 파는 부담이 그만큼 줄어든 것이다. 분양가 상한제와 종합부동산세에도 어떤 식으로든 손질이 가해질 전망이다. 보금자리주택 분양을 줄이고 임대비중을 높이겠다는 박 당선인의 공약도 시장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같은 상황에서 취득세 감면 시한 종료를 앞두고 거래 시장은 관망세로 돌아선뒤 매매값이 40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기대감과 우려가 엇갈리는 가운데 대선 후 강남과 분당 등 1기 신도시, 강북 뉴타운 지역 등 주요 현장을 점검해 봤다.

[아시아경제 진희정 기자]"구체적인 대책이 발표된 것도 아닌데 시장 분위기가 바뀌겠어요. 그런데 이번 정부 5년 동안 내내 대책을 발표했어도 효과가 없었던 걸 생각하면…."


25일 오후 강남, 서초, 송파 등 강남3구 부동산시장에서는 대선 이후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만 막연할 뿐 별다른 움직임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차기 박근혜 정부가 규제를 대폭 완화할 것이란 기대감이 크지만 장기 부동산 침체로 불황의 골이 워낙 깊어진 탓이다.

몇몇 강남 3구의 중개업자들은 대선 직후 잠재 투자자들을 상대로 투자의향을 물었으나 여전히 소극적인 태도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정책대안이 나오기까지 다소 시간이 필요한 만큼 지켜보겠다는 입장으로 풀이된다.


강남구 개포주공 1단지 M공인 관계자는 "대선 이후 급매물이 좀 줄긴 했는데 딱히 대통령 당선인과는 영향이 없어 보인다"고 전했다.


재건축 단지가 몰려 있는 대치동 A중개업소 대표는 "대치 청실은 조합원 물량 가격에도 특별한 변동 없이 약보합세가 꾸준하다"며 "박근혜 당선 소식에 매수 대기자들에게 연락을 해봤지만 아직 매수하겠다는 의지를 가진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


매도자들도 당분간은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올해 초 18억원에 압구정 현대 아파트를 내놓은 B(58)씨는 현재 13억원에도 매수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B씨는 "압구정 재건축이 박근혜 당선인 때문에 빨라질 것이란 확신이 서지 않는다"며 "예전 대선 직후라면 가격 상승 기대감으로 매물을 거둬들였을 테지만 지금은 매수인이 나타나기를 기다릴 뿐"이라고 말했다.

"박근혜 당선되더니…" 강남 아파트는 지금 ▲대선 이후 별 다른 움직임이 없는 강남 3구 부동산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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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구도 분위기는 잠잠한 편이다. 잠원동 N중개사 관계자는 "취득세 감면을 연장해줘 봐야 1000만원 차이에 불과한 반면 매수 이후 가격은 큰 폭으로 떨어질까봐 겁을 내고 있다"며 "국내외 경기회복 여부에 더 주목하고 있어 단기간 선거효과를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했다.


물론 시장이 나아질 것이란 기대감은 저변에 깔려 있다. 다만 급할 게 없다는 것이다. 방배동에 위치한 C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여당이 당선돼 적어도 급매시장은 유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나 여전히 최저가 매물만 빠지고 추격 매수는 없다"며 "투자자들은 경기가 살아날 때까지는 섣불리 움직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송파구 G중개업소 대표는 "획기적인 정책이 나오지 않는 한 시장이 반전되기는 힘들 것 같다"며 "정책이 발표되고 이거 저것 안정을 찾아가는 내년 3~4월까지는 이 분위기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부동산 전문가들도 시장 자체가 워낙 불황이어서 신속한 반등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김리영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현 시장에 대해 "공급 과잉 상태에 빠져 있는 상황에서 단기에 수급 불균형을 맞출만한 묘책을 찾기 어렵다"며 "당장의 효과를 내면서 매매심리를 살릴 방안이 마땅치 않다"고 진단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팀장은 "박 당선인이 내놓은 부동산 관련 공약도 집값 부양보다 주거복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국회에 계류돼 있는 다주택 양도세 중과세 폐지나 단기보유 양도세 과세율 완화 등에 대한 법안을 정리해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경기 전반을 부양시키는 정책을 내놔야 한다"고 조언했다.




진희정 기자 hj_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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