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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전인수 여론해석…이틀앞으로 다가온 깜깜이 대선

시계아이콘읽는 시간02분 35초

판세 안갯속 나란히 "우리가 우위"
TV토론, 투표율 등 변수
'국정원 선거개입' 경찰수사 두고 혼란 가중


[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이윤재 기자] 자신감일까 불안감일까. 박근혜 새누리당,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측이 17일 각각 "역전은 없다. 승기를 굳혔다"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이미 역전했다"고 상반된 주장을 하고 나섰다.

지난 13일부터 여론조사 결과 공개가 금지된 탓에 여론의 추이는 안갯속이다. 후보들 간 TV토론은 모두 끝났고 더 이상의 공약 발표도 없다.


판세가 박빙이고 여론을 정확히 가늠하기 어려운 때는 '우리가 이기고 있다'는 아전인수식 주장과 기싸움이 고조될 수밖에 없다. 유권자들의 사표방지심리를 이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틀 뒤면 판가름 날 양측의 주장…누가 웃을까? = 민주당 김부겸 공동선대위원장은 이날 MBC 라디오 프로그램에 나와 "여론조사 결과 공표가 가능한 시기까지 문 후보가 계속 추격하고 있었다"며 "지난 주말 광화문 집회에 나가보니까 민심의 열기라든가, 이런 것을 볼 때 적어도 지난 주말을 기해서 부동층이 결심을 했으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민주당 선대위 정세균 상임고문은 이날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열린 선대본 회의에서 "(지지율이 교차되는) 골든크로스는 이미 통과한 것으로 확인했다"며 "새누리당은 낙관이 비관으로 치달으니까 별의별 수단을 다 동원해서 어떻게든 승리해보겠다는 단말마적 행태를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새누리당 김성주 공동선대위원장은 같은날 CBS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시계추는 기울어졌다"며 "실현가능한 공약과 안정된 기반 위에 있는 박 후보를 (유권자들이) 꼭 선택하시리라고 확신한다"고 주장했다.


새누리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 김광림 소장은 브리핑에서 "(그간 실시된 여연의 조사에서) 격차가 더 벌어져 문 후보의 오름세는 완전히 꺾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13일 이후 언론사나 여론조사기관이 비공개로 진행한 조사의 경우 문 후보가 박 후보를 오차범위내에서 앞서는 결과와 반대 결과가 혼재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문 후보의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대체적이다.


특히 서울과 경기ㆍ인천 등 수도권에서는 문 후보가 오차범위를 벗어나는 수준의 우위를 확보한 것으로 나타난 조사 결과가 잇따라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문 후보 측은 '적진'인 대구에서 30% 이상의 지지율을, 박 후보 측은 마찬가지로 '적진'인 호남에서 15%의 지지율을 넘길 수 있다며 기싸움을 벌이기도 한다.


◆남아있는 가시적 변수, TV토론과 불법선거운동 의혹, 투표율 = 양 측은 이렇듯 나란히 각자의 우세를 주장하며 남은 변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전날 밤 열린 3차 TV토론 결과와 '국정원 여직원 불법 선거운동' 의혹에 대한 경찰 수사 결과, 박 후보에 대한 '오피스텔 불법 SNS 선거운동' 사건, 투표율 등이다.


특히 '국정원 선거개입 의혹'에 대해 경찰이 이날 "오피스텔에 머물던 직원의 컴퓨터 하드디스크에서 수십개의 아이디 사용 흔적을 발견했지만 대선후보 관련 댓글 작성 여부는 확인할 수 없었다"는 애매한 수사결과를 발표하면서 표심에 미칠 영향을 둘러싼 엇갈린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의혹이 완전히 지워진 것도 아니고 부정을 확신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은 경찰의 입장을 근거로 문 후보 측을 즉각 비난했다. 새누리당 선거공작진상조사특위 심재철 위원장은 이날 특위 회의에서 "문 후보 캠프의 실패한 선거공작이 만천하에 드러났다"며 "무고한 여성을 흔들어서 대선판을 흔들겠다는 생각이 물거품이 됐다"고 주장했다.


새누리당 중앙선대위 안형환 공동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민주당은 더이상 억지부리지 말고 국정원과 국정원 해당 직원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며 "국민을 혼란에 빠뜨린 데 대해서도 깊은 사과를 하라"고 촉구했다.


새누리당은 전날 밤 11시에 비슷한 취지의 경찰 중간 발표가 나온 직후부터 줄곧 "문 후보와 민주당은 경찰 수사 결과로 드러난 자신들의 선거공작ㆍ국민기만에 대해 즉각 사죄하고 그 책임을 지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반면 문 후보 측은 이날 선대본 회의를 통해 경찰의 수사를 '정치 수사'로 규정하고 비난했다. 정세균 상임고문은 "국정원은 물론 경찰, 심지어 가장 중립적이어야 하는 선관위까지 선거에 동원하는 것 아니냐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 대선캠프 우상호 공보단장은 "(경찰이) 이미 제출한 컴퓨터 하드디스크에 대한 복원이 완벽히 되지 않았음을 인정했다. 완전히 복원하지 않은 채 무엇을 분석했다는 것인가"라며 "국정원 직원의 아이디가 확인된 것만으로 40개인데 왜 아이디를 40개나 써야 했는가에 대해 조사를 하지 않은 이유를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지막 TV토론 결과에 대해 양 진영은 각각 자기 진영 후보를 추켜세우는 반면 상대 후보는 비방하며 평가절하했다.


박 후보 측은 TV토론이 끝나기 전부터 중증질환 치료비 국가부담 정책, 자율형사립고의 등록금 문제, 나로호 발사 실패 등의 사안과 관련해 문 후보의 발언을 바로잡는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뿌리며 대응했고 문 후보에 대해서는 "본인의 비전과 정책을 차분하게 설명하는 데 치중하기 보다는 다소 공격적이고 시비조로 질문 공세를 폈쳤다"고 깎아내렸다.


문 후보 측은 "사안에 대한 이해 부족과 동문서답으로 국정운영을 제대로 할 수 있겠는가 하는 의구심과 불안감을 갖게 해서 전혀 준비되지 않은 '4무 후보'임을 드러냈다"고 박 후보를 비난했다.


투표율 또한 양 측이 민감하게 바라보는 대목이다. 문 후보 측은 "투표율이 70%를 넘어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우리에게 유리하다. 투표에 소극적인 젊은 유권자들이 그만큼 많이 투표를 했다는 얘기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반대로 새누리당은 "보수결집의 여지가 아직 남아있다. 투표율이 높아지면 우리에게 유리할 가능성도 있다"는 입장이다.




김효진 기자 hjn2529@
이윤재 기자 gal-r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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