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북한이 이달중 장거리미사일 발사를 예고했다. 지난 4월 미사일발사 실패이후 8개월만이다. 지난 발사때와는 장거리미사일 종류, 서해 발사 등은 동일하다. 하지만 발사 예고기간을 5일이상 계획했다는 점 등은 다르다. 특히 기술적인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겨울에 발사시점을 계획한 점은 이례적이다.
북한은 이달 중순 발사할 장거리 로켓이 지나갈 것으로 예상되는 관련 국가들에 미사일 발사 방침을 별도로 통보한 것으로 2일 알려졌다. 하지만 아직 국제해사기구(IMO),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등 관련 국제기구에 장거리 미사일 발사 정보를 공식 통보하지는 않았다.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겠다고 예고한 시기는 이달 10~22일. 발사를 예고대로 한다면 1단계 추진체는 우리나라 서쪽 해상에, 2단계 추진체는 필리핀 동쪽 해상에 낙하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4월과 같은 종류의 미사일을 쏘고 발사 장소와 경로가 동일해 전체 발사과정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점쳐진다. 이 때문에 미사일 추적 등 국제사회 대응도 예전과 비슷하게 전개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4월 당시에도 북한은 ICAO 등에 1차 추진체는 변산반도 서쪽 140㎞ 해상에, 2차 추진체는 필리핀 동쪽 190㎞ 해상에 떨어질 것이라고 통보했다. 정부는 해당 시간대에 서해와 필리핀 인근 해상 등 로켓 예상 이동 경로 주변의 항로를 오가는 국내외 민항기 편수와 해상 운항 선박을 파악한 뒤 대책을 마련해 이번 주 초 고시할 방침이다.
4월때와 다른 점도 포착된다. 2009년과 올해 4월 발사 때는 발사 예정 기간을 각각 5일로 계획했다. 하지만 이번엔 10일 이상이다.
미사일 전문가들은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할 동창리 기지의 날씨는 영하의 기온으로 액체연료 주입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이런 이유로 예정기간을 길게 잡아 날짜를 택일할 것"이라고 말했다.
로켓이 발사될 예정인 동창리 기지는 평안북도 철산군에 속해있다. 이곳의 위도는 북위 39.2도로 비록 해안지대에 있지만 겨울에는 찬 대륙성 기후의 영향을 받는다. 발사예고 날짜에 기온이 영하 10도 이하로 내려갈 경우 미사일 발사 시 액체 연료나 전력 장치 등에서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광명성 3호 위성'의 발사 추진체로 사용하는 `은하-3호'는 액체연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추운 겨울에는 미사일을 발사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하고 있다.
기상청은 북한에는 최근 눈·비가 많이 왔고 이달 7일까지는 평안북도 일대에 구름과 눈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따라서 북한은 이달 10∼22일 중 날씨가 맑고 기온이 비교적 따뜻한 날을 골라 미사일을 발사할 것으로 보이지만 최적의 발사 날짜를 `택일'하기는 역시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양낙규 기자 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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