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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신라에 밀려 면세점 '찬밥'된 中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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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자리 잃어가는데…매장까지 쫓겨날라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전국에서 유일하게 중소기업 전용제품 면세점이 있는 인천공항이지만, 화장품과 주류는 롯데와 신라면세점의 독점 품목이라 입점조차 못 합니다. 매출 1위인 화장품을 팔지 못하게 하니 대기업들만 이익을 독점하고 있습니다."


양승식 테라웍스(Teraworks) 대표는 28일 국회에서 열린 '중소기업 면세점 판로확대' 정책토론회에서 이렇게 밝히고, 정부가 입점제한 해제 및 수수료율 인하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토론회에 모인 40여개 중소기업 CEO들도 양 대표의 의견에 동감하며 시급한 대책마련을 요구했다.

양 대표가 운영하는 테라웍스는 인천공항 내 중소기업 전용매장인 'K9'에 제품을 공급하는 90여개 업체 중 하나다. 정부는 지난 6월 중소기업 판로확대를 지원한다는 명목으로 인천 국제공항 면세점에 중소기업 전용매장을 개설했지만, 입점한 업체들은 전용매장이 '들러리'로 전락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는 것은 판매품목 제한. 인천공항에서 화장품·주류는 롯데와 신라면세점의 독점 품목이라는 이유로 입점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화장품이 전년도 매출 1위, 주류가 4위 제품임을 감안하면 중소기업들은 원천적으로 매출 확대 기회를 빼앗기고 있는 셈이다.

또 매장이 일본, 동남아 여행객들의 탑승게이트 옆에 위치하다 보니 구매 동선에서 완전히 벗어난 점도 지적됐다. 목 좋은 곳은 대기업에게 내주고, 중소기업들에게는 면피용으로 후미진 자리를 내줬다는 비판을 피해갈 수 없는 부분이다.


당초 39%로 책정하기로 했던 판매수수료율마저 49%로 높아졌다. 백화점 수수료 29%, TV홈쇼핑 수수료 34%보다도 높은 수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내년 2월 한국관광공사와 인천공항공사 간 면세점 계약기간이 종료되면 매장까지 빼야 할 판이다.


이에 따라 공항 면세점의 공공성을 고려할 때, 정부가 직접 나서서 중소기업 매장에 대한 지원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신명수 중소기업유통센터 본부장은 "정부예산 지원 등을 통해 인천공항 내 신라, 롯데 운영 면세점보다 수수료를 인하해야 한다"며 "중소기업의 판로지원을 위해 판매품목 제한규정을 완화하고 다양한 상품을 유치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기룡 중소기업청 판로정책과장도 정부가 운영경비를 지원해 수수료를 32% 수준까지 낮추는 한편, 면세점을 정책매장형 계약으로 추진해 수익이 적어도 중소기업 면세점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 등을 제시했다.




이지은 기자 leez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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