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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개미 줄고, 슈퍼개미 늘고…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23초

[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큰손 개인투자자들이 대형주 중심으로 거래를 줄이는 가운데 일부는 중소형주에 집중 투자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투자자들의 1억원 이상 대량거래는 연초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었지만 일부 슈퍼개미의 경우, 특정 종목의 지분을 5% 이상 보유하는 주요주주로 등극하는 사례가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26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10월 한달간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투자자들이 체결한 1억원 이상 대량매매거래 건수는 1만8243건이었다. 이는 지난 2월 기록한 연중 최고치(4만3828건)의 41.6%에 불과하다. 개인투자자의 1억원 이상 대량매매 건수는 1분기에 월평균 3만4952건에서 2, 3분기에는 각각 2만5578건과 2만5326건으로 줄었다.

1억원 이상 대량거래는 주로 시가총액 상위 10위권내의 우량주에 집중됐다. 삼성전자가 4만8070여차례에 9조3252억원어치가 거래돼 단연 선두였고, SK하이닉스(2만2787건ㆍ3조9086억원), 현대차(1만3207건ㆍ2조2689억원), LG화학(1만2693건ㆍ2조1459억원) 순이었다. 현실적으로 1억원 이상의 대량거래는 한 호가에 수억원에서 십억원대까지 쌓여있는 이들 대형주나 한참 매매공방이 치열한 테마주 외에는 이뤄지기 어렵다.


반면 한 회사 지분 5%를 넘게 보유, 주요주주로 등극하는 슈퍼개미들의 숫자는 계속 늘고 있다. 지난해 이미 100명을 넘어선데 이어 올 들어서도 꾸준히 새롭게 이름을 올리고 있다. 5% 주주로 등극하는 슈퍼개미들은 경영권을 노리고 인수합병(M&A) 시장에서 활동하는 이른바 '꾼'들이 대부분이지만 최근에는 단순 시세차익만 노리는 투자자들도 나타나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3∼4%대까지 지분을 확대하고, 웬만해선 5%를 넘기지 않으려고 한다. 5%를 넘기면 지분변동이 생길때마다 신고를 해야 하는 등 번거로울 뿐 아니라 자신의 투자패턴도 고스란히 노출되기 때문이다.


지난 23일 금융감독원에 5% 지분신고를 했다 곧바로 일부 매각 공시로 5% 주주에서 빠진 주진술씨 같은 경우가 대표적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주씨는 지난 15일자로 엠게임 주식 58만8970주(5.07%)를 보유, 5%를 넘겼다. 주당 인수가격은 5869원으로 총 매입대금은 34억5600만원이 넘었다.


5%를 넘겼다는 사실을 인지한 후 주씨는 5% 아래로 지분율을 낮추기 위해 손실을 감수하고 지분을 일부 팔았다. 21일부터 23일까지 2만3111주를 팔았다. 매각 단가는 4852원에서 4985원으로 주당 약 1000원 가까운 손실을 봤다. 확정된 손실만 2300만원 가량이다. 손실금액이 적지 않지만 총투자금액을 감안하면 손실을 보더라도 5% 이하로 낮추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주씨는 "모르고 5% 넘게 투자했다 장내 매도를 통해 지분율을 5% 이하로 낮췄다"고 설명했다.


1조 거부로 유명한 이민주 회장의 에이티넘인베스트 투자로 쏠쏠히 재미를 봤던 김미숙씨도 주씨와 비슷한 경우다. 김씨는 지난해 초, 이민주 회장의 에이티넘 투자 소식에 투자에 나섰다 이른바 상투를 잡았다. 하지만 이민주 효과에 대한 믿음으로 꾸준히 물타기를 했다. 문제는 금액이 너무 커져 5%를 넘겼다는 것. 공시 규정을 잘 몰랐던 김씨는 지분변동신고를 제때 하지 못해 공시위반까지 하며 곤욕을 치렀다. 하지만 결국 에이티넘이 급등하면서 짭짤한 차익을 거둘 수 있었다.


증권사 지점의 한 직원은 "글로벌 증시가 불안하면서 고액자산가들이 투자자금을 줄이는 추세지만 일부 공격적 큰손들의 경우, 글로벌 경기 영향을 받지 않는데다 주가에 영향력까지 미칠 수 있는 중소형주에 집중투자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귀뜸했다. 실수로 5%를 넘기는 것은 이같은 흐름에서 볼때 '빙산의 일각'이라는 얘기다.




전필수 기자 phil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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