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대한민국 대표기업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다시 시가총액 200조원대에 진입했다. 5월초 기록했던 사상최고가 기록도 눈앞에 다가왔다. 반면 현대차는 미국의 연비 과장광고와 환율하락에 따른 충격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한때 60조원대를 넘던 시총은 40조원대 중반으로 떨어졌다.
20일 삼성전자는 비교적 큰 폭인 2.40% 상승하면서 136만원대로 올랐다. 기관의 순매수 행진이 이어진 가운데 그간 '팔자' 우위를 보이던 외국인들이 7만5000주 이상 순매수로 돌아선 영향이 컸다. 20일 기관의 순매수 규모는 3만3000여주였다. 21일에도 장 초반 1만원 이상 상승하며 137만원대로 시작했다.
현대차는 0.70% 하락한 21만250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 7일 이후 10거래일 연속 21만원대 마감이다. 현대차는 지난 5일 미국에서 연비 과장광고 건이 불거지면서 7.21% 급락, 21만원대에서 19만원대로 떨어졌었다. 이후 이틀 연속 강하게 반등하면서 21만원대를 회복한 후 횡보를 하고 있다. 21일 역시 장 초반 21만원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두 회사는 지난 5월2일 나란히 최고가를 기록했다. 삼성전자가 141만8000원, 현대차가 27만2500원이었다. 이후 흐름은 비슷했다. 7월까지 밀렸다 9월말까지는 반등하는 모습이었다. 두 회사의 흐름이 엇갈린 것은 10월부터였다. 삼성전자가 박스권에서 움직이며 전고점 부근에서 움직인 반면 현대차는 낙폭이 컸다. 일본차와 경쟁해야 하는 입장에서 환율하락에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9월28일 25만2000원으로 마감했던 주가가 11월2일 21만5000원까지 떨어졌다. 미국 연비과장 광고 건으로 인한 폭락분은 금세 만회했지만 환율하락에 발목잡혀 떨어진 주가는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3분기 실적은 2조5000억원대로 시장의 기대치에 부합했지만 환율 악재를 이기지 못했다.
이와 달리 삼성전자는 요즘 분위기가 좋다. 미국의 소비시즌을 맞아 IT제품에 대한 소비가 늘어날 것이란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미국의 재정절벽 우려, 유럽 재정위기 등 그간 글로벌 경기를 붙잡던 악재들이 해소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진 것도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국내 증권사들 의견만 보면 지금이라도 추가매수에 나서야 한다는 분위기다. 국내 28개 증권사의 목표가 평균은 174만원 수준이다. 200만원을 제시하는 곳도 여러 곳이다. 낮은 곳도 160만원대다. 올 예상실적이 매출 200조원에 영업이익 28조원대니 추가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는 게 증권사들의 컨센서스다.
하지만 직접 매매를 하는 쪽의 생각은 다르다. 200조원대만 되면 외국인뿐 아니라 기관도 몸을 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과 달리 투자자들은 아직 삼성전자 실적의 지속성에 여전히 의문을 갖고 있다는 반증이다.
현대차에 대한 국내 증권사들의 의견도 다르지 않다. 28개 증권사가 모두 '매수' 의견이고, 목표가 평균은 31만원을 넘는다. 지금 사면 50%나 남는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를 그대로 믿는 투자자들이 많지 않은 게 현실이다. 현대차가 그간 경쟁력을 키워왔다지만 고환율 환경에서도 일본차와 경쟁에서 이길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의문은 아직 해소되지 않았다는 게 투자자들의 생각이다.
전필수 기자 phil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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