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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자룡이 간다>, 오지랖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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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자룡이 간다>, 오지랖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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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자룡이 간다> 1회 MBC 월-금 저녁 7시 15분
잘난 ‘엄마 친구 아들’ 때문에 스트레스 받는 자식만큼이나 잘난 ‘친구 아들’ 때문에 자존심 상하는 부모도 많다. <오자룡이 간다> 첫 회는 미국에서 취직한 잘난 자식은 빚쟁이 부모도 당당하게 만들고 백수 처지를 벗어나지 못하는 못난 자식은 훌륭한 부모도 고개 숙이게 만드는 현실을 냉정하게 비춘다. 불과 30년 전만 해도 똑같은 교복을 입고 같은 학교를 다니던 세 명의 여고생은 이제 자식의 능력에 따라 친구들과의 대화에서 목소리의 크기가 달라지는 어머니가 되었다. 일일 드라마의 단골 소재로 등장하는 불륜, 출생의 비밀, 고부갈등을 재탕하지 않고 부모 세대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인 자식 문제를 전면에 내세운 <오자룡이 간다>는 소재 선택에 있어서 신중하게 고민한 흔적이 묻어나는 작품이다.


부모 세대 묘사에 너무 많은 공을 들였기 때문일까. 앞으로 극의 중심축이 될 자식 세대의 로맨스는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조각들의 총집합이었다. 백수 자룡(이장우)은 우연히 수영장에서 어린아이의 목걸이를 찾아주다가 공주(오연서)에게 변태로 오해받고, 부잣집 딸 공주는 우연히 남자 화장실에 들어갔다가 남자친구의 외도 사실을 알게 되고, 수영장에서 악연으로 만났던 자룡과 공주는 또 우연히 오토바이 사고로 다시 만나게 된다. 아무리 우연이 인연으로 발전한다지만, 40분짜리 드라마에서 이 정도면 이미 도를 넘어선 수준이다. 횟수도 횟수지만, 두 사람 대신 다른 드라마 주인공을 대입해도 전혀 무리가 없는 낡은 에피소드라는 것도 심각한 문제다. 한 회 만에 자신의 캐릭터를 설명하고 여자 주인공과의 첫 만남을 성사시킨 자룡의 오지랖은 분명 고마운 존재다. 그러나 연애를 비즈니스로 생각한 전 남자친구 때문에 상처받은 공주를 진심으로 사랑해주고, 큰 사위 때문에 위기에 처한 처가를 구해줄 때마저 자룡의 오지랖이 작동한다면 곤란하다. 남자 주인공의 넉살과 오지랖은 캔디형 여자 주인공의 패기만큼이나 흔하고 지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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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아시아 글. 이가온 thirt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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