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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후단협 악몽 재현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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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의원 67명 "당원 후보 선택권 달라" 촉구
주류파 의원 "심각한 해당행위, 차라리 당을 떠나라"
정대철ㆍ정호준 父子 같은 시각 다른 행동으로 눈길


[아시아경제 김종일 기자] 민주통합당 전직 의원 67명이 16일 야권후보 단일화 정국에서 문재인 민주통합당,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 가운데 지지대상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율선택권을 당에 요구하며 집단행동에 나서 파장이 일고 있다.

정대철, 이부영 전 의원 등 '정권교체와 민주헌정 확립을 희구하는 전직의원 모임'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문 후보와 안 후보는 범민주진영의 한 배를 탔다"며 "단일화 경쟁을 보다 더 민주적 정치과정의 무대로 만들기 위해 본질적으로 불합리한 장애를 걷어내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주로 당 경선과정에서 비문(非文) 캠프에 있었던 인사들이 주축이 돼 있다.


이들은 "민주당이 지금까지 당 소속 전ㆍ현직 국회의원과 지방의회 의원, 그리고 중앙당이나 지역위원회의 당직자들이 안 후보에 대한 지지의사를 밝힐 경우 일종의 해당행위로 간주해왔기 때문에 민주당 당원은 탈당하지 않으면 안 후보를 지지할 수 없었다"며 "이런 내부방침은 철폐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민주당을 탈당하지 않더라도 개별 자유의사에 따라 안 후보 지지를 허용해야 한다는 것이어서 파장이 예상된다. 특히 이 같은 주장은 후보단일화 데드라인이 열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당내 결속이 절실한 시점에 오히려 당의 분란과 내분까지 촉발할 수 있는 사안이라 만만치 않은 반발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당장 당 일각에서는 자칫 2002년 '후단협'(후보단일화추진협의회)의 악몽이 재현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와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2002년 10월 당시 노무현 민주당 후보의 지지율이 15%대로 하락하자 당내 비노(비노무현)ㆍ반노(반노무현) 의원들을 중심으로 '2002년 월드컵 바람'을 탄 정몽준 의원과의 단일화를 추진하는 후단협이 출범했다. 이 과정에서 집단 탈당 사태 및 '후보 교체론'까지 터져나오며 민주당은 엄청난 내홍에 휩싸였다.


공교롭게도 안 후보가 최근 단일화 국면에서 비문 진영을 중심으로 민주당 의원 30여명과 접촉해온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면서 이러한 흐름과 맞물려 미묘한 파장을 낳고 있다. 현역 의원들 가운데서도 비주류 인사들을 중심으로 '친안(親安ㆍ친안철수) 그룹' 이 형성돼 있는 상태여서 이들이 전직 의원들과 보조를 맞출지도 주목된다.


당장 주류파 의원들은 이날 전직 의원들의 기자회견을 '해당행위'로 규정하며 강하게 비판했다. 수도권의 한 초선 의원은 "심각한 해당행위"라며 "이럴거면 안 후보 캠프로 건너갈 일이지 왜 당에 남아있냐"고 반발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는 비주류 인사인 이종걸 최고위원과 정대철 상임고문이 자리에 눈길을 끌었다. 이 최고위원은 김한길 최고위원이 사퇴선언을 했을 때 가장 먼저 동반 퇴진 카드를 꺼내들 것이라는 말이 나왔던 당내 대표적 비주류 인사다. 현역 의원이자 당 최고위원이 사실상 공개적으로 안 후보를 지지선언할 수 있게 해달라는 주장을 한 것과 다름 없어 이미 후단협의 악몽이 시작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정 상임고문은 현재 문 후보 선대위 민주캠프에서 원내대책 부본부장을 맡고 있는 정호준 의원의 아버지다. 정 의원은 기자회견이 열리던 시각 문 후보와 함께 명동 은행회관에서 '따뜻한 금융, 따뜻한 경제'라는 주제로 시중은행장들과 간담회를 갖고 있었다. 부자(父子)가 같은 날 다른 행동을 취한 것이다.


김종일 기자 livew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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