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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을 때까지 혼자?"…미래를 준비하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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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가구의 미래③] "당신 곁엔 언제나" … 1인가구의 친구들

"죽을 때까지 혼자?"…미래를 준비하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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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박충훈 기자, 장인서 기자] 혼자라서 불리하고 불편한 사람들을 겨냥한 상품과 서비스가 급증하고 있다. 스스로를 1인가구라 칭하는 이들이 서로 머리를 맞대고 따로 살되 또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진지하게 모색하고 있다. 더 이상 '혼자라서 못한다'든가 '혼자라서 힘들다'는 말은 통하지 않는다.

먼저 1인가구가 늘어나면서 혼자서도 거리낌 없이 외식을 즐길 수 있는 1인용 음식점들이 속속 생겨났다. 서울 신촌이나 홍대 등 주로 젊은 1인가구가 많은 지역에서는 1인 손님을 배려한 벽면 좌석이나 바 형태의 테이블을 배치한 곳이 눈에 띄게 늘었다. 카페나 라멘집을 시작으로, 요즘엔 일반 한식집은 물론 고깃집에도 혼자 온 손님들을 위한 1인용 식사 공간을 마련하는 추세다.


이상훈 K&C한국창업연구소 본부장은 "1인가구가 밀집돼 있는 대학가 주변이나 주거상권에서 이런 현상이 두드러지고 1인석 비율이 20% 가까이 되는 곳도 있다"며 "근래에 창업하신 분들은 '나홀로' 손님들을 위한 서비스를 분명히 의식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1인가구라고 보통의 살림을 하지 않을 수는 없는 법. 인터파크 홈스토리가 지난해 말부터 선보인 1인가구 및 맞벌이 부부들을 위한 '알뜰형' 가사도우미 서비스는 집안청소, 세탁, 설거지 등의 간단한 집안일을 3만8000원(1회 기준)의 비용으로 3시간 내에 해결해 주고 있다.


홈스토리 정대인 팀장은 "올 10월까지 누적의뢰 건수가 2만여건에 달할 정도로 좋은 반응을 얻었다"며 "현대인들의 소득증가와 늦어지는 결혼, 맞벌이 등의 생활 패턴을 볼 때 지속적으로 수요가 늘 것"이라고 내다봤다.


폐쇄적이고 고립된 특성을 지닌 1인가구의 단점을 탈피하려는 시도들도 이뤄지고 있다. 연세대 사회대학원에서 공부 중인 배재훈(29)씨는 지인들과 의기투합해 셰어하우스(소규모 공동 주거공간)를 꾸려봤다.


지난 2010년부터 약 2년간 서울 합정동에 있는 방 3개 딸린 주택을 빌려 6~7명이 함께 살기 시작한 것. 주인 아주머니가 따로 있는 기존의 하숙집과는 달리 구성원들 스스로가 함께 살기를 제안한, 1인가구와 공동체를 연계시킨 실험적인 주거공간이었다.


남자 2명에 여자 4~5명이 이 집에 모였고 직업도 대학생, 회사원, 이벤트기획자 등 다양했다. 집 보증금은 1인당 50만원씩 모아서 냈고 매월 생활비조로 20만원씩 각출했다. 구성원이 7명일 경우 총 140만원인데 이 중 90만원은 월세로, 남은 돈은 식비와 공과금으로 썼다. 생활비가 모자라면 조금씩 더 낼 때도 있었다.


입주한 이들은 순번제로 식사 준비를 맡았고 각자 '냉장고 매니저', '김장 매니저' 등으로 집안 살림의 한 부분을 책임졌다. 매주 한 번씩은 다 같이 모이는 자리를 가졌다. 구성원들과 함께 하고 싶은 일을 적은 '우리들의 로망' 리스트를 작성하거나 생일파티와 같은 소소한 이벤트를 열기도 했다.


배씨는 "각자 원래 집이 따로 있다 보니 스스로 완전히 독립했다는 인식이 부족한 감이 있었다"며 "셰어하우스에 살기 위해선 방(개인)과 거실(공동체)을 연계해주는 가족 같은 연대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향집에서 독립해 셰어하우스 구성원들을 새로운 가족으로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배씨는 "각자 돌아갈 집이 있다고 느낀다면 셰어하우스는 결국 '잠만 자는 방' 이상의 역할을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집을 공유하는 '셰어하우스'와 마찬가지로 식탁을 공유하는 모임도 생겨났다. 소셜다이닝 사이트 '집밥'의 경우 함께 식사하며 공통의 관심사에 대해 이야기하는 모임을 주선한다. 이용자의 60%가 혼자 사는 이들이다. 사이트에 올라온 모임 중 하나를 선택해 밥값을 결제한 뒤 약속자리에 나가면 된다.


실제로 지난 7일 강남의 한 식당에서 열린 집밥 모임은 한의사, IT업체 직원, 렌털업체 CEO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30~40대 6명이 한자리에 모여 식사를 하며 그날의 주제인 '공유경제'에 관해 열띤 토론을 이어갔다.


한의사 김정선(30)씨는 "책 공유 사이트인 '국민도서관 책꽂이'를 이용하다 공유경제에 관심이 생겨 모임에 참가했다"며 "식사를 하면서 깊이 있는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좋았다"고 모임 소감을 밝혔다.


1인가구의 증가는 사후 문제에 있어서도 또 다른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유족들이 한데 모여 예를 갖춰 치르던 장례식 대신 홀로 쓸쓸하게 죽음을 맞이하는 '고독사', '무연고사' 사례가 빈번해지면서 고인의 유품을 대신 정리해주는 사설업체들이 생겼다.


유품의 종류와 양에 따라 비용은 최소 30만~120만원까지 나가고 시신의 부패 흔적이 남아 있을 땐 비용이 더 든다.


서울·경기 지역에서 유품정리서비스센터를 운영 중인 윤성기씨는 "지난 2년간 서비스 의뢰 건수가 10% 이상 늘었다"면서 "60대와 40~50대 남성층의 고독사 빈도수가 높고 이런 추세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죽을 때까지 혼자?"…미래를 준비하는 사람들


☞ 관련기사 <[1인가구의 미래①] "결혼 안하니?" 묻지 않는 시대 왔다>
☞ 관련기사 <[1인가구의 미래②] "혼자 밥먹는 것도 서러운데" … 싱글이 더 불리한 이유>
☞ 관련기사 <'실버타운'과 '쪽방촌'…두 할머니의 하루>






조인경 기자 ikjo@
박충훈 기자 parkjovi@
장인서 기자 en1302@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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