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보이엔씨, 밖에선 '삼성전자'급이었는데..
[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대마불사도 금융투자시장에선 헛말이다. 비상장주권 거래시장인 프리보드에서 시가총액 1위를 자랑하던 삼보이엔씨가 지난달 퇴출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이 업체는 프리보드 전체시총의 3분의 1가량을 차지하던, "프리보드의 삼성전자"로 불리던 기업이다.
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토목공사 업체 삼보이엔씨는 지난달 22일 프리보드 지정법인에서 해제됐다. 금투협이 운영 중인 프리보드는 비상장 중소벤처기업의 자금조달을 위해 지난 2005년 마련됐다. 퇴출 사유는 월간 거래실적 부진이었다. 프리보드는 월간 거래량이 총주식수의 1만분의 5 미만인 상태가 6개월간 지속되면 지정법인에서 빠진다.
삼보이엔씨는 지난 4월 주식거래 활성화를 위해 액면분할을 했는데 거래량이 생각 만큼 늘지 않았다. 이 회사는 액면가 5000원을 500원으로 낮추는 액면분할을 했고, 유통주식수는 2200만주로 늘어났다.
이 회사 관계자는 "주가가 높아 거래가 부진하다는 생각에 액면분할을 했는데 거래가 기대 만큼 따라주지 않더라"며 "상장 절차를 밟으며 대주주 거래가 묶이고, 소액주주는 상장 기대감에 매도를 꺼린 것 같다"고 말했다. 퇴출 직전 이 회사의 주가는 8000∼9000원대를 오갔다.
삼보이엔씨의 퇴출이 놀라운 건 이 회사가 프리보드의 대표주자였기 때문이다. 지난 9월말 기준 삼보이엔씨는 시총 3314억원으로 전체시총의 34%가량을 차지하고 있었다. 2위 업체는 시총이 1000억여원으로 삼보이엔씨와 격차가 컸다. 선두주자가 빠지며 9월 9700억원에 육박하던 전체시총은 지난 6일 현재 6151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업계는 그렇지 않아도 부진한 프리보드 시장에 이번 퇴출은 또 다른 악재라고 보고 있다. 거래 활성화와 시장 성장을 위해서는 우량기업이 계속 들어와야 하는데 그나마 있던 기업이 퇴출된 셈이기 때문이다. 프리보드가 시장의 외면을 받아 고사 직전에 놓였다는 지적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출범 당시 60개던 지정법인 수는 현재 51개로 되레 줄었다. 거래대금도 계속 감소해 올 들어 일평균 거래금액이 1억원 안팎을 오가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
금투협은 삼보이엔씨의 거래량이 많지 않았던 만큼 프리보드에는 큰 영향이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 9월 삼보이엔씨는 2863주가 거래됐고, 같은 달 프리보드 총거래량은 221만주였다. 금투협 프리보드 관계자는 "애초 거래가 적었던 곳이라 법인해제에 따른 시장 피해는 거의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승종 기자 hanar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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