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세계 3위 도약 예상...글로벌 업체 앞 다퉈 현지생산 확대
[상파울루(브라질)=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현대자동차와 폭스바겐, 도요타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삼바의 나라' 브라질서 한판 승부를 벌이고 있다.
세계 4위 자동차 시장(2010년 기준)인 브라질은 2014년 월드컵, 2016년 올림픽을 앞두고 성장가능성을 인정받고 있을 뿐 아니라, 향후 중남미 지역 진출을 위한 전략적 요충지로서 중요성이 큰 지역으로 꼽힌다.
브라질 내 현지생산 능력 확대에 가장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업체는 지난 2011년부터 2014년까지 4년간에 걸친 총 100억 헤알의 대규모 투자계획을 발표한 피아트(FIAT)다.
피아트는 현재 연산 80만 대 생산 규모인 베찡(Betim) 공장 외에도 고이아나(Goiana) 지역에 연산 25만 대의 공장을 건설해 2014년 상반기 내에 본격 가동함으로써 연산 100만 대 이상의 현지 생산체제를 구축, 브라질 판매 1위 자리를 확고히 한다는 계획이다.
브라질 내 시장점유율 2위를 점하고 있는 폭스바겐은 2014년까지 따오밧찌(Taubate) 공장에 5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통해 연산 10만대 규모의 증설을 진행 중이며, 소형차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확고히 하기 위해 최근 새로이 선보인 ‘골(Gol)’ 개량 모델과 ‘업(UP)’ 등을 생산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9일(현지시간) 브라질 상파울루 삐라시까바에서 현대차 브라질공장(HMB, Hyundai Motor Brasil)의 준공식을 갖고, 본격적인 ‘브라질 생산 시대’의 도래를 선언했다.
연간 최대 15만 대의 완성차 생산 능력을 갖춘 현대차 브라질공장은 9월부터 브라질 전략 소형차 ‘HB20’를 본격 양산하고 있으며, 공장 운영이 본격화되는 2013년에는 공장 전면 가동을 통해 15만대 체제를 갖추게 된다.
GM은 이미 2009년에 2012년까지 총 50억 헤알을 투자한다고 밝히고 2009년 그라바타이(Gravatai) 공장, 2010년 상카에타누두술(Sao Caetano Do Sul) 공장의 생산능력을 증설했으며, 2011년 산타카타리나(Santa Catarina) 엔진공장을 신설했다.
이와 더불어 2014년 가동을 목표로 산타카타리나 엔진공장 인근에 연산 15만 기 규모의 변속기공장을 건설 중이며, 내년에 추가적인 대규모 투자계획을 검토하는 등 현지 생산능력 확대를 더욱 강화할 예정이다.
포드 역시 최근 공장 증설을 통해 45만 대 규모를 확보했고, 최근 판매량이 급상승 중인 르노-닛산 역시 2014년 내에 연산 28만 대의 쿠리치바(Curitiba) 공장을 38만 대 규모로 증설할 예정이며, 2014년 상반기 가동을 목표로 한 연산 20만 대 규모의 헤젠지(Rezende) 공장을 건설 중에 있다.
이미 1950년대부터 브라질 시장에 진출했으나 점유율이 2%대에 그치고 있는 도요타는 올해 9월 2번째 완성차 공장인 소로까바(Sorocaba) 공장을 완공, 연산 18만 대의 생산능력을 갖췄으며, 새로 투입한 현지전략형 모델 ‘에티오스(Etios)’를 앞세워 2013년에는 연간 판매 20만대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이 외에도 혼다, 미쓰비시 등 다른 일본 자동차 메이커들도 앞다투어 현지생산 능력을 확대해 브라질의 자국 자동차산업 보호정책 강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후발주자인 중국업체들의 브라질 시장 공략도 더욱 거세지고 있다. 체리 자동차를 비롯해 지난해 상반기부터 브라질 시장에 진출한 8개의 중국 업체들도 수입차종 확대와 현지생산 계획을 병행하여 진행하고 있다.
체리 자동차는 상파울루에 2013년까지 완공을 목표로 한 완성차 생산공장에서 첫해 연간 5만대를 생산한 뒤 향후 15만대까지 생산능력을 확대할 계획이며, 판매망 역시 전국으로 확대해 2015년까지 브라질 시장에서 3%의 시장점유율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이러한 브라질 자동차 시장의 성장 배경에는 자동차 산업을 국가 기간산업으로 육성하려는 브라질 정부의 정책이 자리잡고 있다.
해외 자동차 메이커들의 생산공장을 유치하기 위해 연방공업세 감면 등 다양한 세제 혜택을 부여했으며, 증가하는 수요 대응 및 가격 경쟁력 확보를 위해 주요 완성차 업체들은 현지 투자를 확대했다.
뿐만 아니라, 소형차에 유리한 세제구조와 중산층의 빠른 증가는 소형차 시장이 확대되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이 때문에 브라질 자동차시장은 전통적으로 소형차급인 B세그먼트의 판매 비중이 높아 전체 판매차량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2010년 29만대를 기록하는 등 단일 모델 기준으로 가장 많이 팔리고 있는 폭스바겐의 ‘골’도 여기에 포함돼 있다. 혼합연료 차량의 판매가 급격히 증가한 것도 브라질 자동차 시장의 큰 특징으로 꼽힌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최근 경기 침체 등에도 불구, 현지에서 신차를 잇달아 선보이며 자동차 시장 수요 확대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폭스바겐은 단일모델로는 압도적인 판매대수를 자랑하는 주력모델 소형차 ‘골’의 개량모델을 지난 8월에 투입한 데 이어, 2013년 저가소형차 ‘업’을 베이스로 하는 남미전용 모델을 투입할 계획이다.
르노-닛산 역시 다수의 신차를 투입한다. 르노는 이미 지난해 하반기에 소형 SUV ‘더스터(Duster)’를 출시했으며, 향후 저가차의 파생모델을 지속적으로 투입해 라인업을 대폭 확대할 예정이다.
닛산은 2011년 발표한 중기경영계획 ‘닛산 파워88’을 통해 2016년까지 총 10개 모델을 브라질에 투입한다는 목표를 밝혔다.
현대차는 현지전략차종인 HB20에 이어 SUV 형태의 ‘HB20X’와 ‘HB 세단형 모델’(차명 미정) 등 ‘HB20’에서 파생된 다양한 현지 전략 차종을 선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2014년 월드컵, 2016년 올림픽을 앞두고 교통 인프라 확충이 예상되는 등 경제여건 개선과 함께 자동차시장도 더욱 활성화될 전망"이라며 "브라질 자동차시장은 향후 중남미지역 시장으로 진출하기 위한 전략적 요충지"라고 평가했다.
브라질은 수입차에 대한 공업세를 인상하면서 남미공동시장인 ‘메르코수르(Mercosur)’에 속한 자동차 생산국인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파라과이 등 3개국에 대해서는 90% 품목에 무관세를 적용해 교역을 보장하고 있다.
상파울루(브라질)=조슬기나 기자 se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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