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6일(현지시간) 치러지는 미국 대통령 선거에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대선을 하루 앞둔 판세는 여전히 안개속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선거인단 확보에선 다소 우세한 가운데 전국 유권자 지지율은 승부를 알 수 없는 초박빙 양상이 벌어지고 있는 탓이다.
◆‘오하이오 징크스’ 이번엔 깨질까? = 이번 선거 결과를 가를 최대 승부처는 오하이오주로 꼽힌다. 역대 선거마다 스윙 스테이트(Swing State, 접전 지역)으로 분류되며 선거 결과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 대선에서 오하이오주에서 패배하고 대통령에 당선된 인물은 존 F 케네디가 유일하다. 이에 따라 미국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선 오하이오주에서 이겨야 한다는 것이 미국 정가의 통설이다.
이 때문에 이번 선거에서도 오하이오주 표심의 향방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총 20명의 선거인단이 걸린 오하이오주의 여론은 현재까지 오바마 대통령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 NBC 방송과 월스트리트저널이 이날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오하이오주에서 오바마 대통령 지지율은 51%로 롬니 후보(45%)를 앞서고 있다.
AP통신이 집계한 결과를 보면 오바마 대통령은 현재 237명의 대의원을 확보했고, 롬니 후보는 191명의 대의원을 얻었다. 미국 언론들이 오바마 대통령의 승리를 점치는 이유다. 하지만 이번 대선처럼 초방빅 양상이 벌어지고 있는 만큼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 이번 선거에서도 ‘오하이오 징크스’가 작용할지 주목된다.
◆'어게인 2000' 가능성은? = 대선 판세가 초접전 양상을 띄면서 미국 언론을 비롯한 외신들은 패자가 선거 결과에 불복하는 이른바 ‘어게인 2000(Again 2000)’가 발생할 것인지에 집중하고 있다. 2000년 대선 당시 앨 고어 민주당 후보가 조지 W 부시 대통령에게 전국 투표에서 이기고도 선거인단 확보에서 밀려 패배하면서 접전지인 플로리다주에 대한 재개표가 벌어지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당시 42대 미국 대통령은 미국 법원이 결정했다.
이같은 논란은 미국의 독특한 대선 제도에서 기인한다. 미국에선 각 주마다 고유한 숫자의 선거인단이 있고, 각각의 주에선 과반 이상을 차지한 후보가 해당 주의 선거인단을 모두 얻게된다. 이 때문에 유권자가 적은 주에서 나온 단 한 표가 당락을 결정할 수 있어 공정성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
현재까지 지지율은 승부를 가늠할 수 없는 박빙의 승부가 계속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과 NBC방송이 공동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48%로 롬니 후보를 1%포인트 차로 앞섰다. 워싱턴포스트와 ABC방송이 함께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적극적인 투표층에서 오바마 대통령과 롬니 후보의 지지율은 48%로 같았다.
영국의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는 4일(현지시간) 미국에서 대선 이후 대선 제도의 공정성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타임스는 "조지 부시 대통령 시절 민주당이 부시 대통령이 적합하지 않다고 수년간 주장했다"며 “근소한 차이로 오바마 대통령이 재선되면 이는 꼬리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허리케인 '샌디' 수혜자는? = 대선을 일주일 앞두고 미 동부 연안을 강타한 초대형 허리케인 ‘샌디’가 이번 대선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꺼리다. 미 동부 연안은 경합주가 몰려있는 만큼 저조한 투표율을 비롯한 샌디의 후폭풍이 예상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최근 허리케인 샌디로 인해 피해 지역인 뉴욕과 뉴저지, 코네티컷 등에서 선거 당일 혼란이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수해 복구로 투표율이 낮을 수 있는데다, 투표소가 물에 잠겨 다른 곳으로 이전하는 경우가 많아 투표율을 더욱 낮출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 부재자 투표 배달이 늦어지고 개표에 차질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샌디의 수혜자는 오바마 대통령이라는 평가가 많다. 대표적인 공화당 지지자인 미국의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 회장은 최근 CNBC와 인터뷰에서 "허리케인이 선거에 깊은 영향을 미쳤고, 접전 지역에서 오바마 대통령에게 도움을 줬다“고 평했다.
지연진 기자 g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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