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2년 만에 월드시리즈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샌프란시스코는 29일(한국시간) 미국 미시간 주 디트로이트 코메리카파크에서 열린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와의 월드시리즈(7전4승제) 4차전에서 연장 10회 터진 마르코 스쿠타로의 결승 적시타에 힘입어 4-3으로 승리했다. 1차전부터 4차전까지 무패행진을 거듭한 선수단은 이로써 2년 만에 메이저리그 정상을 탈환했다. 샌프란시스코가 월드시리즈 패권을 차지한 건 뉴욕 자이언츠 시절을 포함해 이번이 일곱 번째다.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리기까지의 과정은 드라마틱했다.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1위 자격으로 포스트시즌에 합류한 샌프란시스코는 초반 고전을 거듭했다. 5전3승제의 디비전시리즈에서 신시내티 레즈에 두 경기를 먼저 내줬다. 전열을 재정비해 가까스로 세 경기를 내리 따낸 선수단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리그 챔피언십에서 또 한 번 기적을 연출했다. 7전4승제의 시리즈에서 초반 1승 3패로 뒤졌지만 이후 3연승을 내달리며 리그 챔피언을 차지했다.
우여곡절 끝에 오른 월드시리즈에서 선수단은 매서운 기세로 디트로이트를 몰아붙였다. 1차전의 주역은 단연 내야수 파블로 산도발. 메이저리그 최고 투수로 꼽히는 저스틴 벌랜더로부터 2개의 홈런을 뽑아냈다. 그는 5회 알 앨버커키로부터 다시 한 번 홈런을 때려 역대 월드시리즈에서 한 경기 3홈런을 친 다섯 번째 주인공(베이브 루스 2회, 레지 잭슨, 앨버트 푸홀스)이 됐다. 2차전과 3차전은 투수진의 역투가 빛났다. 선발로 출격한 매디슨 범가너(7이닝)와 라이언 보겔송(5.2이닝)이 각각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절묘하게 맞아떨어진 팀 린스컴의 불펜 활용은 덤.
기분 좋게 4차전을 맞이한 샌프란시스코는 2회 헌터 펜스와 브랜드 벨트의 장타로 선취 득점하며 디트로이트를 압박했다. 상대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디트로이트는 3회 미겔 카브레라가 맷 캐인의 체인지업을 공략해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 홈런으로 연결, 이내 경기의 흐름을 뒤집었다. 한 방은 샌프란시스코에게도 있었다. 6회 포수 버스터 포지가 투런 홈런을 작렬, 잃어버린 승기를 되찾았다. 하지만 어렵게 얻은 리드는 오래가지 않았다. 디트로이트는 6회 델몬 영이 솔로 홈런을 때려 승부를 다시 원점으로 돌렸다.
이후 두 팀은 9회까지 승부를 가리지 못해 연장에 돌입했다. 끈질긴 혈투의 명암은 집중력에서 갈렸다. 샌프란시스코는 연장 10회 찾아온 단 한 번의 찬스를 득점으로 연결했다. 1사 주자 2루에서 스쿠타로가 상대 구원 필 코크의 직구를 받아쳐 중전안타를 기록, 2루 주자 라리언 테리엇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가까스로 리드를 잡은 브루스 보치 감독은 바로 마운드에 마무리 세르지오 로모를 올렸다. 이어진 세 타자 연속 삼진 퍼레이드. 로모는 주먹을 불끈 쥐었고 선수단은 일제히 그라운드로 달려 나와 환호성을 질렀다. 월드시리즈 우승이었다.
이종길 기자 leem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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