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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에게 가을비는 단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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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단 17안타로 삼성 마운드 두들겨…한국시리즈 3차전 12-8 역전승

SK에게 가을비는 단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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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SK가 반격에 시동을 걸었다.

SK는 28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박재상을 제외한 선발타자 전원이 안타를 치며 12-8 역전승을 거뒀다. 2연패로 암울하던 시리즈에 반격의 디딤돌을 마련하며 분위기 전환에 성공했다.


열쇠는 역시 장타였다. SK는 정규시즌 두 번째로 공격력이 좋은 팀이었다. 133경기에서 564점을 뽑았다. 경기당 평균 4.24점. 높은 수치의 근원은 많은 안타도 빠른 발도 아니었다. 비결은 장타. 삼성(0.388)에 이어 장타율 2위(0.381)를 기록했다. 장타/안타도 넥센(0.302)에 이어 같은 순위(0.286)에 이름을 올렸다. 홈런은 108개로 단연 선두였다.

앞선 한국시리즈 2경기에서 SK는 심각한 득점 가뭄에 시달렸다. 총 4점을 뽑는데 그쳤다. 중심타선이 붕괴되며 이렇다 할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 플레이오프부터 누적된 피로, 상대의 집중 견제 등이 주된 원인. 이들에게 27일 문학구장에 내린 비는 달콤한 청량제나 다름없었다. 우천으로 경기가 하루 미뤄져 이동일 포함 이틀 연속으로 달콤한 휴식을 취했다.


3일 만에 재개한 한국시리즈. 경기 전 이만수 감독은 “선수들의 마음이 편해졌다. 어제 내린 비가 우리에게 행운을 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사령탑의 눈은 정확했다. SK는 달라져있었다. 3회까지 1-6으로 뒤졌지만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 경기를 뒤집는 저력을 발휘했다. 타선은 무려 3홈런 포함 장단 17안타로 삼성 마운드를 두들겼다.


SK에게 가을비는 단비였다


드라마에서나 나올 법한 역전극이었다. SK는 최정의 좌전 적시타로 1회 선취점을 올렸지만 선발투수 데이브 부시가 3회 갑작스레 흔들리며 위기를 맞았다. 무사 1루에서 악송구와 몸에 맞는 볼을 내리 내줘 순식간에 무사 만루에 놓였다. 이만수 감독은 바로 채병용을 올리며 진화에 나섰지만 불을 끄지 못했다. 정형식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동점을 이룬 삼성은 이승엽의 좌중간 적시타로 경기를 뒤집었다. 이어진 최형우까지 3점 홈런을 쏘아 올려 점수 차를 5점(6-1)으로 벌렸다.


패색이 짙었지만 SK는 포기하지 않았다. 3회 바로 점수를 뽑으며 추격을 시작했다. 박정권의 적시 2루타로 1점을 만회한 SK는 김강민의 우중간 적시타로 1점을 더 보탰다. 공세는 4회에도 계속됐다. 선두타자 박진만이 차우찬을 상대로 좌월 솔로포를 터뜨렸고 내야 안타로 출루한 정근우가 심창민의 폭투를 틈타 홈을 통과해 1점차(5-6)까지 따라붙었다.


삼성의 견제도 만만치 않았다. 5회 박정배의 공에 몸을 맞은 박한이가 조동찬의 적시 2루타 때 홈을 밟아 점수 차를 다시 2점으로 벌렸다. 이내 삼성은 권혁을 투입하며 상대 타선 봉쇄에 나섰다. 권혁은 5회를 삼자범퇴로 막아내며 류중일 감독의 믿음에 보답하는 듯했다. 하지만 너무 이른 투입이었던 탓일까. 권혁은 6회 선두타자 박진만에게 2루타를 얻어맞은데 이어 임훈의 번트 타구를 잡으려다 넘어져 무사 1, 3루 위기에 몰렸다. 결국 안지만에게 바통을 넘겨주고 그대로 마운드를 내려왔다.


SK에게 가을비는 단비였다


잃어버린 타격감을 회복한 SK는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정근우의 중전 적시타로 1점을 따라붙었고 최정의 안타성 타구를 잡아낸 상대 유격수 김상수의 이어진 악송구를 틈타 8-7 역전에 성공했다. 이후에도 폭격은 계속됐다. SK는 박정권의 고의 4구로 만든 1사 1, 2루에서 김강민이 안지만의 슬라이더를 공략해 왼 담장을 넘어가는 쓰리런으로 연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8회에는 무안타로 부진하던 이호준까지 솔로 홈런으로 힘을 보탰다.


삼성은 9회 신명철이 정우람으로부터 중전 적시타를 때려 1점을 따라붙었지만 넘어간 흐름을 뒤집기엔 역부족했다. 결국 8-12로 경기를 내주며 연승 행진을 마감했다.


한편 이날 두 팀은 4차전 선발투수로 각각 미치 탈보트와 김광현을 예고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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