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6년새 15%p 상승.. 관악·중랑구 60% 육박
[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평균 매매가가 2억1000만원인 북아현동 경남2차 아파트 79㎡. 전셋값 평균은 1억9000만원이다. 2000만원만 더 내면 집을 살 수 있다는 얘기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이 지역 일대 아파트에 전세물량이 없어 올 초부터 전셋값이 꾸준히 상승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서울시 아파트 전세가 비율이 끝없이 치솟고 있다. 2006년 이후 6년째 상승세로 서울시내 25개 자치구 중 전세가율이 50%가 안되는 지역은 5곳에 불과하다. 특히 저렴한 전세 아파트가 몰린 중랑구와 관악구 등도 최근 몇 년새 수요층이 집중돼 이제는 전세가율이 60%에 육박한 것으로 조사됐다. 심지어 매매값과 전셋값 차이가 2000만원에 불과한 곳도 등장했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10월 현재 서울시내 아파트의 평균 전세가율은 50.28%다. 2006년(35.15%) 저점을 찍은뒤 6년만에 15%나 뛰었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2006~2008년 3년간은 35%대를 유지했다. 그러던 것이 2009년 37%로 뛰기 시작해 2010년 40%를 넘어섰고 올 들어 50%를 돌파했다.
이렇다보니 서울 어디를 가도 저렴한 전셋집 찾기가 힘들어졌다. 자치구별 전세가율은 중랑구가 58.74%로 가장 높았고 관악구(58.34%), 동대문구(57.99%), 성북구(57.9%), 금천구(57.61%) 등 값싼 중소형대 아파트가 집중된 지역이 뒤를 이었다. 2~3년새 저렴한 물건을 찾는 세입자들이 집중돼 전셋값을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동별로는 서대문구 북아현동이 67%로 가장 높았다. 이어 광진구 화양동(66%), 동대문구 회기동(63%), 서대문구 대현동(63%)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이들 지역내 일부 단지에서는 전세가 비중이 70% 내외 수준을 나타내고 있는 아파트도 눈에 띄었다.
북아현동 경남2차가 대표적이다. 이와 함께 화양동 현대아파트 78㎡역시 3억원 초반대에 매매가 이뤄지고 있는 반면 전세시세는 2억5000만원대로 5000만~6000만원만 더 얹으면 매매가 가능하다.
강남보다 강북의 전세가 비중도 다소 높았다. 한강 이남이 평균 48%인 반면 강북은 54% 정도로 6%p나 차이가 났다. 실제 강남·서초·송파·강동 등 강남4구와 용산구 등 5곳은 유일한 40%대를 기록했다. 강남권이 전셋값 상승의 진원지로 꼽히는 동시에 매매값이 타지역에 비해 월등히 높아 전세가율 상승에 한계를 보여서다.
경기권에서는 전세가율이 60%를 넘어선 곳이 늘고 있는 추세다. 평택시가 63%로 가장 높았고 이천시(62.6%), 군포시(61.32%), 오산시(60.85%) 등은 모두 60%를 돌파했다. 이밖에 오산시, 하남시, 수원시, 화성시, 광명시 등도 58~59%대로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경기 남부권 역시 비교적 주택가격이 저렴해 전세 비중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면적별로는 중소형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서울의 경우 60㎡이하 아파트 전세가율은 55%인 반면 85㎡초과는 45%에 그쳤다. 수도권 역시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60㎡이하의 평균 전세가율은 63%로 46%를 기록한 85㎡초과 아파트와 큰 차이를 나타냈다.
임병철 부동산114 과장은 “집값의 장기적인 하락과 높아진 전세비중, 소비심리지수 개선, 주택구입 부담 감소, 정부의 정책적 지원 등에 힘이 실리면서 최근 바닥론이 대두되고 있지만 실물경기 침체, 가계부채 부담 등으로 시기상조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며 “치솟는 전셋값 대비 매매가가 낮아진데다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취득세 감면이 가능해진 만큼 내집마련을 생각하고 있는 수요자라면 저가매물 중심으로 전세가 비중이 높은 지역의 아파트를 살펴볼 만 하다”고 조언했다.
배경환 기자 khb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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