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월성 원전 1호기의 안전 점검 결과에 따른 최종 보고서 내용을 한국수력원자력과 사전 협의한 정황이 드러났다.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우윤근 의원(민주통합당)이 22일 한수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한수원은 월성 1호기 계속운전에 관한 IAEA의 안전 점검을 앞둔 지난해 9월20∼21일 IAEA 본사에서 예비실무회의를 열었다.
우 의원은 "수검 일정과 비용 처리 방안, 장소 등 실무적인 내용을 협의하는 자리에서 검사팀의 규모, 선정 방안, 수검 내용은 물론 결과 보고서 작성 및 발표 방안까지 협의했다"고 주장했다.
한수원이 작성한 보고서에는 월성 1호기의 수검 결과를 담은 최종 보고서를 사전에 협의하기로 한 것으로 돼 있다. 이 문서는 고리 1호기의 최종 보고서 내용도 사전 협의했다고 명시했다.
한수원 측은 "최종 보고서를 사전 협의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부인했으나 내부 보고서가 있다고 언급하자 "사실 관계를 확인해보겠다"고 한 발 물러섰다.
우 의원은 "IAEA의 안전 점검이 끝난 지 3개월이 채 지나지도 않아 월성 1호기가 고장을 일으켜 터빈과 발전기가 정지됐다"며 "IAEA의 안전 점검이 형식적으로 이루어졌다는 증거가 아니겠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는 IAEA 안전점검단의 평가 결과를 월성 1호기 계속운전이 안전하다는 확실한 근거처럼 주장했다"면서 "제3의 기관이 다시 안전 점검을 해 월성 1호기를 비롯해 원전 전반에 퍼진 국민의 불안감을 없앨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혜원 기자 kimh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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