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개성공단에 요즘 무슨 일이

시계아이콘01분 33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세칙 갑자기 바꿔 일방적으로 제시
신고누락 땐 200배 물리기…업체는 비명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북한이 개성공단 입주기업에 대해 전례 없는 '압박'에 나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공단에 들어선 남측 기업 사이에선 "북한이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며 반발했고 일부 기업은 철수하는 방안까지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단을 관리하는 남측 당국은 "상황이 더 나빠질 경우를 대비하면서 북측과 협의하겠다"면서 사태진화에 나섰지만 북한 당국과의 대화채널이 꽉 막힌 만큼 뾰족한 수를 찾지 못하고 있다.


북한이 우선 꺼내든 카드는 입주기업이 북한 당국에 내야 할 세금 관련 규정. 북한은 지난 7월 독단적으로 개정한 세금규정 시행세칙을 8월 들어 일방적으로 기업에 제시했다. 개성공업지구 관련규정에 따르면 세칙은 남측 당국과 협의해 정해야 한다. 그러나 북한은 일방적으로 신고를 누락한 부분에 대해 최고 200배를 물리거나 기존치를 소급해 적용하겠다는 세칙을 정했다.

입주기업이 신고한 내용이 아닌 북측이 추산해 세금을 매긴다는 조항도 있다. 불합리한 제도를 일방적으로 강요하면서 좀처럼 나서지 않던 입주기업들이 단체행동에 나섰다. 입주기업 123곳은 공단 운영 후 처음으로 "일방적인 세금부과는 불합리하며 경영악화가 불가피하다"는 내용의 성명을 냈다.


북한은 이 같은 세무조항 변경에 대해 뚜렷한 이유를 대지 않고 있다. 그러나 입주기업 가운데 일부 업체가 세금을 내기 시작한 데다 쏠쏠한 외화벌이 수단으로 쓸 수 있어 북한 당국이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한 기업은 지난 2년치 소득세까지 소급해 총 3만달러, 다른 한 기업은 8만 달러 이상의 세금을 부과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 당국자는 "실제 납부한 기업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도 "급히 현지에 민원실을 운영해 기업의 불만사례를 접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기업에선 북측 노동자들이 퇴직금을 요구하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남북이 공동으로 정한 관련 규정에는 북한 노동자가 스스로 그만둘 때는 기업이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통일부에 따르면 8월 현재 개성공단에 있는 북측 노동자는 5만2881명, 이 가운데 해마다 많게는 1000명 정도까지 건강이나 결혼을 이유로 회사를 그만두고 있다.


이 같은 조치를 강제하면서 따르지 않을 경우 반입ㆍ반출을 불허한다는 협박도 일삼는 것으로 알려졌다. 개성공단 관계자는 "5ㆍ24조치 이후나 미사일 실험발사와 같은 긴장국면 때도 정상적으로 운영됐기에 어지간한 압박도 기업들이 그대로 받아들일 것으로 판단한 것 같다"며 "남북 당국에 휘둘리고 있는 탓에 기업이 철수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앞으로도 뚜렷한 해결책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점이다. 북한이 현 정권과 대화하지 않겠다고 공언한 만큼 당국간 협의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개성공단을 관리하는 북측 기관인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의 리금철 국장은 지난해 8월 취임 후 공단을 한번 다녀갔을 뿐 거의 방문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세무행정에 남측 당국이 관여할 수 있는 근거가 없는 데다, 북한이 가진 기업회계에 대해 의구심을 해소할 만한 규정이 마련돼 있지 않아 문제해결에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 지도부가 중국 등 외자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불합리한 규정을 무조건 강요하진 않을 것으로 본다"며 "남북간 공동으로 세무행정을 처리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