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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에 요즘 무슨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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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칙 갑자기 바꿔 일방적으로 제시
신고누락 땐 200배 물리기…업체는 비명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북한이 개성공단 입주기업에 대해 전례 없는 '압박'에 나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공단에 들어선 남측 기업 사이에선 "북한이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며 반발했고 일부 기업은 철수하는 방안까지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단을 관리하는 남측 당국은 "상황이 더 나빠질 경우를 대비하면서 북측과 협의하겠다"면서 사태진화에 나섰지만 북한 당국과의 대화채널이 꽉 막힌 만큼 뾰족한 수를 찾지 못하고 있다.


북한이 우선 꺼내든 카드는 입주기업이 북한 당국에 내야 할 세금 관련 규정. 북한은 지난 7월 독단적으로 개정한 세금규정 시행세칙을 8월 들어 일방적으로 기업에 제시했다. 개성공업지구 관련규정에 따르면 세칙은 남측 당국과 협의해 정해야 한다. 그러나 북한은 일방적으로 신고를 누락한 부분에 대해 최고 200배를 물리거나 기존치를 소급해 적용하겠다는 세칙을 정했다.

입주기업이 신고한 내용이 아닌 북측이 추산해 세금을 매긴다는 조항도 있다. 불합리한 제도를 일방적으로 강요하면서 좀처럼 나서지 않던 입주기업들이 단체행동에 나섰다. 입주기업 123곳은 공단 운영 후 처음으로 "일방적인 세금부과는 불합리하며 경영악화가 불가피하다"는 내용의 성명을 냈다.


북한은 이 같은 세무조항 변경에 대해 뚜렷한 이유를 대지 않고 있다. 그러나 입주기업 가운데 일부 업체가 세금을 내기 시작한 데다 쏠쏠한 외화벌이 수단으로 쓸 수 있어 북한 당국이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한 기업은 지난 2년치 소득세까지 소급해 총 3만달러, 다른 한 기업은 8만 달러 이상의 세금을 부과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 당국자는 "실제 납부한 기업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도 "급히 현지에 민원실을 운영해 기업의 불만사례를 접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기업에선 북측 노동자들이 퇴직금을 요구하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남북이 공동으로 정한 관련 규정에는 북한 노동자가 스스로 그만둘 때는 기업이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통일부에 따르면 8월 현재 개성공단에 있는 북측 노동자는 5만2881명, 이 가운데 해마다 많게는 1000명 정도까지 건강이나 결혼을 이유로 회사를 그만두고 있다.


이 같은 조치를 강제하면서 따르지 않을 경우 반입ㆍ반출을 불허한다는 협박도 일삼는 것으로 알려졌다. 개성공단 관계자는 "5ㆍ24조치 이후나 미사일 실험발사와 같은 긴장국면 때도 정상적으로 운영됐기에 어지간한 압박도 기업들이 그대로 받아들일 것으로 판단한 것 같다"며 "남북 당국에 휘둘리고 있는 탓에 기업이 철수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앞으로도 뚜렷한 해결책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점이다. 북한이 현 정권과 대화하지 않겠다고 공언한 만큼 당국간 협의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개성공단을 관리하는 북측 기관인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의 리금철 국장은 지난해 8월 취임 후 공단을 한번 다녀갔을 뿐 거의 방문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세무행정에 남측 당국이 관여할 수 있는 근거가 없는 데다, 북한이 가진 기업회계에 대해 의구심을 해소할 만한 규정이 마련돼 있지 않아 문제해결에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 지도부가 중국 등 외자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불합리한 규정을 무조건 강요하진 않을 것으로 본다"며 "남북간 공동으로 세무행정을 처리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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