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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 제3 개성공단 가능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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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가 대북정책의 일환으로 제2, 제3의 개성공단을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북한의 천안함ㆍ연평도 도발 후 끊기다시피한 남북관계에서 유일한 경협으로 인정받고 있는 '개성공단 모델'을 확대, 발전시키겠다는 것이다.


무소속 안철수 후보도 자신의 책 '안철수의 생각'에서 개성공단과 같은 협력모델을 점진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힌 적이 있다. 여당 대선주자인 박근혜 후보 역시 이희호 여사를 만난 자리에서 남북간 대화를 전제로 개성공단을 늘려 가야한다는 데 공감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대권 유력주자가 한목소리로 대북관계에 변화를 예고한 만큼, 남북관계를 개선하는 데 가장 현실적으로 유용한 카드인 개성공단은 지금보다 활성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남측의 자본과 기술, 북한의 노동력이 더해진 개성공단은 남북경협의 성공사례로 꼽힌다. 2000년 현대와 북측간 개발합의서를 체결한 후 북한은 2002년 개성공업지구에 대해 50년간 토지이용증을 발급했다. 바로 이듬해 착공식에 들어가 2004년 시범단지 입주기업이 선정됐고 그해 말 첫 생산품이 나왔다.

당초 우리 정부가 구상한 아이디어는 개성시가지 일대에 총 3단계에 걸쳐 공업지구를 개발하는 것이었다. 개성공단은 지리적으로 서울에서 60㎞, 평양에서 160㎞, 개성시가지에서는 10㎞ 안팎에 있어 물류조건도 나쁘지 않다. 통일부에 따르면 현재 운영중인 1단계 공업지구는 약 100만평. 당초 계획했던 2단계(250만평)와 3단계(550만평), 나아가 확장구역(700만평)까지 더하면 송도지구 전체 크기와 맞먹는 규모의 공업지구가 형성되는 셈이다. 개성시가지가 400만평, 여의도가 250만평 남짓인 점을 감안하면 거대한 규모다.


개성공단을 확대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문제는 북한 당국의 태도다. 우리 정부가 투자여력과 의지가 있고 입주하려는 기업의 수요가 있지만 북한의 지도부가 여기에 호응해줘야 하는 것이다. 공단 노동자의 임금이 중요한 외화수입원인 탓에 공단을 확대하는 게 북한 입장에서도 나쁠 게 없지만, 개성공단을 통해 '자본주의' 문화가 유입되고 있는 점은 마냥 반길 수만은 없다.


북한이 대화를 거부하는 상대로 이명박 정권을 직접 거론하고 있는 건 반대로 정권교체 후에는 충분히 남한 정권과 대화할 여지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특히 5.24 조치나 미사일 시험발사 후 남북간 경색국면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북한 당국이 꾸준히 노동자수를 늘리고 있는 점은 공단을 확대하고픈 의지가 있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부차적으로 자유무역협정(FTA)에서 개성공단 제품을 한국산으로 인정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가 더해진다면 국제 무대에서도 남북경협의 상징성을 띨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들어 강원도 등 북한과 인접한 지자체를 중심으로 새로운 평화산업단지를 조성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는 만큼 개성공단을 확대하거나 제2, 제3의 개상공단을 만들기 위해선 남북 정치권의 결단이 가장 중요해 보인다.


현재 입주기업 123곳 대부분이 섬유나 기계금속, 전기전자 업종의 중소업체인 점에 대해선 북한 내에서도 아쉬워하는 분위기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고위층 탈북인사는 "개성공단이 처음 생겼을 때만 해도 북한 주민 사이에선 굴지의 첨단 IT업체가 들어올 것이란 기대가 있었다"며 "그러나 이후 중소업체 위주로 입주하면서 일부 주민은 실망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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