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목 금감원 국장, 사채시장 진단 머니힐링 펴내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사채업자는 이자가 비싸다면서 좀 깎아달라는 사람을 오히려 좋아합니다. 왜냐구요? 잘 갚을 것 같으니까요."
금융감독원의 현직 국장이 '사채시장'을 현실감 있게 진단한 책을 출간해 화제가 되고 있다. 10여년간 서민금융 지원 업무를 담당하다가 지난해부터 저축은행 검사업무를 총괄하고 있는 조성목 국장(사진)이 그 주인공이다.
조 국장은 고금리 사채의 역사와 현황, 다양한 피해 사례와 대응방안 등을 소개한 '머니힐링'을 발간했다. 책 제목은 빚 때문에 고통 받고 있는 저소득층에 대한 '치유(힐링)'가 필요하다는 뜻에서 이렇게 붙여졌다.
그는 한국은행과 옛 은행감독원에 근무했으며, 1997년 신용관리기금(1999년 금융감독원으로 통합)에서 제2금융권 구조조정을 담당했다. 이후 서민금융지원실장을 거쳐, 저축은행 영업정지로 시장이 혼란을 빚던 지난해 저축은행 검사국장에 선임됐다. 대부분 저신용 저소득층인 '서민'들과 부대끼며 지냈을 자리다.
조 국장은 "여전히 불법사채로 고통을 받거나, 신용관리에 실패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문의를 많이 받는다"면서 "그간 법 제정과 서민지원 금융상품을 출시하며 맡은 자리에서 노력했지만, 구체적인 관련 정보가 널리 파급되지 못했다는 생각에 책을 출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많은 청년들이 꽃봉오리를 피우기도 전에 사채의 덫에 걸려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면서 "이에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책은 시작을 알기 힘든 사채의 형성 과정과, 사채에 의존했다가 더욱 어려움에 빠지는 연결고리, 실제 고통 받고 있는 사례, 사채 문제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방안 등으로 구성됐다.
책의 인세 전액은 백혈병소아암협회에 기부될 예정이며, 책 구매자에겐 신용정보 무료 조회권도 제공한다.
김현정 기자 alpha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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