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급등 종목 ‘작전주의보’
훨훨 나는 500원株가 수상하다
[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 “이놈의 500원짜리 동전주는 떳다하면 급등이다. 미래산업 일경산업개발에 이어 이번엔 이스타코 급등랠리···죄다 출발이 500원이다. 이제 거래에서 정배열 차트 중에 딱 하나 남았다. 고려포리머··· 이놈도 500원 주가 정배열 바닥···하나 남았다.”
지난 10일 장 마감후 개미 투자자가 한 포털 사이트 증권 게시판에 올린 글이다. 그렇다면 그의 예언은 어떻게 됐을까? 11일 고려포리머는 전일 대비 103원(14.99%) 오른 790원에 거래되며 상한가를 쳤다. 12일에는 20원(2.53%) 내린 770원에 마감했지만 반등 가능성은 남아있는 상태다.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갑자기 급등하는 종목들이 눈에 띈다. 개미투자자들의 말처럼 이들 종목들은 500원 내외였던 시기에 갑자기 상승세를 기록한 뒤 수일 만에 하한가로 내려앉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고려포리머가 올 들어 급등세를 보인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지난 1월 2일 462원이었던 그달 10일 고려포리머는 수직에 가까운 상승세를 보이다가 10거래일만인 이달 13일 800원을 기록한 뒤 5거래일 후인 19일에는 605원으로 내려앉았다. 400~600원대를 오르락내리락하던 주가는 6월 4일 553원서 조금씩 오름세를 보이다가 6월말 다시 급등해 7월 2일에는 52주 최저가인 899원까지 치솟았다가 10거래일 후 653원까지 내려갔다.
이스타코도 비슷한 추이를 보이고 있다. 지난 8월 28일 최저가인 498원에서 500원대에서 횡보를 보이다가 9월 24일 563원 이후 한차례 조정을 거치는 듯 하더니 다시 상한가 행진을 이어가며 12일 전일 대비 205원(13.80%) 상승한 1690원을 기록했다. 한 달여 만에 3배 이상 뛰어오른 것은 물론 최근 3년간 최고치다.
지난달 삼성전자를 능가하는 광풍을 일으켰던 미래산업도 500원대부터 급등이 시작됐다. 8월 23일 507원선(507원)을 넘어서더니 서서히 달아올랐다가 20일만인 9월 13일 2245원을 꽂은 것이다. 주당 액면가 200원인 이 종목의 지난 5년을 통 털어 최고가였다. 이후 미래산업 주가는 썰물 빠지듯 떨어지고 있다.
일경산업개발은 다소 낮은 313원(9월 5일)에서 시작해 6거래일만인 같은달 13~14일 최근 3년간 최고가인 913원을 기록했다. 역시 열흘도 안돼 급등 이전의 주가로 돌아왔다.
해당 종목들은 특별한 호재 없이 이상 급등·급락 현상을 보여 한국거래소로부터 이상급등에 따른 투자주의 종목으로 지정됐다. 하지만 이를 비웃듯 주가는 급등락을 반복했다.
이는 단기 차익을 노리는 일부 투자자들의 조직적인 투자에 개인 투자자들이 따라가는 형태가 반복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대상 종목을 발굴해 인위적으로 주가를 띄우는 것으로, 500원 내외의 동전주 종목이 주타깃이라는 것이다.
금융감독 당국 관계자는 “주식시장이 부진한 가운데 개미투자자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종목의 수가 줄어들다 보니 이같은 상황이 반복되고 있는데, 무분별한 주가 띄우기에 따라갔다간 큰 피해를 입을 수 있으니 보다 신중한 결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채명석 기자 oric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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