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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고인끼리 ‘물고 물리는’ 신한銀 재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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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법정다툼으로 넘어온 신한사태가 피고인 상호간의 힘겨루기 양상을 이어가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0부(설범식 부장판사)는 5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로 기소된 신상훈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과 금융지주회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백순 전 신한은행장에 대한 속행공판을 열었다.

신한은행 비서실장을 지낸 박모씨가 지난 공판에 연이어 증인으로 나섰다. 박씨는 2008년 2월 서울 중구 남산자유센터 정문 주차장 입구에서 성명불상자에게 전달된 3억원을 조성·전달한 핵심 관계자다.


검찰은 2010년 신한은행 경영진의 횡령·배임 혐의를 수사하며 라응찬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의 지시로 이백순 전 신한은행장이 마련한 3억원이 정치권에 건네진 정황을 확인했다. 3억원의 행방을 두고 이명박 대통령의 당선축하금 명목으로 이 대통령의 형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77·구속기소)에게 전달됐다는 의혹이 제기됐으나 검찰은 당시 돈의 연결고리를 확인하는데 실패했다.

이날 법정에선 3억원의 조성을 지시한 배후와 故이희건 명예회장 자문료 명목으로 조성된 15억 6600만원의 성격을 두고 날선 공방이 이어졌다. 다만 혐의 입증을 위해 검찰과 변호인이 공방을 벌인 것은 아니었다. 피고인 양측이 서로 공방을 벌여 신한은행 경영진 내부분쟁을 법정으로 그대로 옮겨온 듯한 양상이 펼쳐졌다.


이 전 행장 측 변호인은 “남산 3억원을 신 사장 지시로 조성해 전달하고 명예회장 자문료로 충당한 뒤 라 회장과 이 행장을 끼워넣은 것 아니냐”며 노골적인 공세를 펼쳤다. 이 전 행장 측은 이어 “(신한은행의 신 전 사장에 대한 고소로)다시 검찰 수사 선상에 올라서 화났느냐”고 자문료로 3억원을 조성·전달한 박씨를 압박했다.


이 전 행장 측은 또 박씨가 검찰 수사에 앞서 문제의 3억원을 메우기 위해 재일교포 주주로부터 마련한 3000만엔을 언급하며 “남산 3억을 제외한 자문료 12억 6600만원은 정상집행된 자금이냐. 당시 환율을 감안하면 3억원이 아닌 4억원에 육박하는데 나머지 자문료에도 문제가 있던 것 아니냐”며 신상훈 전 사장의 전용 의혹을 제기했다.


박씨는 그러나 “남산 3억을 제외한 나머지 자문료는 실명제 위반 정도가 문제일 뿐 정상집행됐다”며 “돈을 가져간 사람이 문제다. (남산)3억원에 이어 일본에서 (알리바이용)3억원까지 두번이나 돈 들고 갔는데 그걸 몰라줬다”고 말했다. 박씨는 라응찬 회장의 지시라며 3억원의 조성을 지시한 이 전 행장이 정작 3억원의 존재를 부인하자 따로 만나 추궁한 뒤 관련 대화를 녹취해 사외이사에게 전달했다고 진술했다.


신 전 사장 측도 잠자코 있지 않았다. 신 전 사장측 변호인은 검찰 조사 후 두 차례나 진술서를 추가로 제출한 또 다른 증인 진모씨를 상대로 “변모 비서실장과 협의해 ‘기탁’, ‘신한금융그룹지주’등의 표현이 포함된 진술서를 작성·제출한 것 아니냐”는 취지로 추궁했다. 법인자금으로 정산되지 않은 채 경영진에 제공된 5억원의 성격을 ‘경비’가 아닌 ‘기탁’으로, 제공대상이 ‘이 전 행장’이나 ‘라 전 회장’이 아닌 ‘은행’ 차원에서 받았다고 해명해 경영진의 책임을 덜어내도록 조율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진씨는 신한은행 및 자회사 일본 현지 지점장 등을 지내며 이 전 행장 등에 대한 지원 명목으로 재일교포 주주 김모씨로부터 5억원이 든 계좌를 제공받는데 관여한 인물, 변 전 비서실장은 문제의 명예회장 자문료 명목 15억여원이 현금화된 자금흐름표를 사무실 책상 서랍 틈에서 발견해 신 전 사장이 재판에 넘겨지는 단서를 제공한 인물이다.


진씨는 “(검찰 조사 과정에서)너무 단정적으로 진술한 듯해 수정하기 위해 비서실에 물어보고 연락했다”며 협의대상은 변 전 실장이라고 진술했다, 진씨는 그러나 진술서의 내용은 혐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앞서 공판 과정에서 신 전 사장에 대한 고소배경을 둘러싸고 ‘조직과 라 회장을 위해 신 전 사장 개인비리로 몰아야 한다‘는 신한은행 내부 문건이 등장하는 등 피고인 상호 간의 책임 덧씌우기 양상이 계속되고 있다.


한편 신 전 사장, 이 전 행장과 더불어 신한사태의 핵심인물 가운데 한명이면서도 홀로 기소를 면한 라 전 회장은 오는 26일 법정에 증인으로 설 전망이다. 최근 법정에선 라 전 회장의 50억원 금융실명제법 위반 혐의 관련 검찰 수사 당시 현 정권 실세들의 이름이 줄줄이 적힌 ‘면담 대상자 명단’ 등이 등장해 논란이 된 바 있다.




정준영 기자 foxfu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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