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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해법 못찾은 이건희 회장, 다시 일본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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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경기침체 불황대비, 막바지 경영계획표 점검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3일 일본으로 출국했다. 지난달 20일 일본에서 귀국한 지 반달만이다. 이 회장은 이달 말까지 일본과 중국, 동남아 인근을 돌아보며 사업 점검에 나설 계획이다.


이 회장은 공항에서 만난 취재진들의 질문에 "평상시와 같은 출장"이라고 답했다.

지난 9월 홍콩 출장 당시에는 부인인 홍라희 리움미술관장과 장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동행했지만 이날은 홀로 출장길에 나섰다. 최지성 그룹 미래전략실장, 삼성전자 권오현 부회장, 윤부근 사장, 호텔신라 이부진 사장 등이 이 회장을 배웅했다.


이 회장이 일본에서 돌아온 지 2주일여 만에 다시 일본행을 택한 것과 관련, 그만큼 글로벌 경영환경에 대한 상황판단이 어렵다는 해석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그동안 일본 등지에 머무르고 귀국한 뒤 위기 타개를 위한 화두를 제시해왔으나 지난달 귀국 이후에는 키워드를 주문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이 회장이 글로벌 위기 돌파를 위한 해법을 찾지 못해 이번에 다시 출국한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삼성그룹 내부에선 내년부터 시작될 본격적인 경기 침체에 대비하기 위한 현장점검에 무게를 두고 있다. 위기의 실체가 드러나는 만큼 이 회장의 발걸음도 바빠지고 있는 것이다.


이 회장은 지금까지 위기에 과감히 투자하는 전략을 구사해 삼성전자를 글로벌 회사로 키워냈다. 따라서 이 회장의 이번 출장 결과가 주목된다. 과감한 투자에 나설지, 보수적인 경영계획을 내 놓을지 여부가 이 회장의 선택에 달려 있는 셈이다.


이 회장은 이번 출장길에 내년도 경영계획 수립을 위한 방향을 제시할 예정이다. 내년도 경영계획 확정을 위한 글로벌 경영회의가 열리는 10월 말 직전에 귀국할 전망이다.


매년 10월은 삼성그룹이 내년도 경영계획을 수립하는 달이다. 9월부터 시작되는 경영계획 수립은 삼성그룹에서 세운 내부 목표에 따라 각 계열사별로 세부 경영계획을 짠 뒤 10월 말 경영진들이 모여 글로벌 경영회의를 갖고 경영계획을 확정 짓는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이 회장의 출장은 경영계획 수립 막바지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면서 "내년 사상 최대의 경제 위기가 예상되는 가운데 이 회장과 삼성그룹이 공격적 투자에 나설지, 보수적 경영계획을 내 놓을 것인지 여부는 재계 전체의 투자 분위기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명진규 기자 aeo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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