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전문직에 종사하는 34세 한모씨는 이번 추석 연휴 기간동안 지인이 마련해준 소개팅, 결혼정보업체를 통한 맞선 등으로 5일을 꽉 채웠다. 한씨는 "정작 스스로는 싱글 생활에 잘 적응하며 지내는데, 명절만 되면 친척들이 더 유난이다"라며 "그래도 뭔가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할 것 같아서 연휴에 일부러 미팅, 소개팅, 싱글파티에 다 참석했다"고 말했다.
추석은 결혼정보업체에서 대목으로 꼽힌다. 결혼 적령기에 있는 미혼 남녀들이 추석 명절 기간동안 가족들로부터 '장가가라, 시집가라'는 잔소리에 시달린 난 다음 결혼정보업체를 찾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추석 전보다 이후에 가입하는 비율이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결혼정보업체 선우가 최근 4년간의 추석 전후 회원가입 통계를 분석한 결과, 추석 이후 회원 가입 건수가 평균 18%가량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연도별로는 2008년 20.3%, 2009년 19%, 2010년 16% 증가했으며 지난해에는 17% 늘었다.
이웅진 선우 대표는 "불과 한 달 간격을 두고 16~20% 가량씩 차이나는 것은 폭이 굉장히 큰 것"이라면서 "미혼남녀들이 명절 기간동안 부모님에게 그만큼 결혼에 대한 압박을 받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결혼정보업체 닥스클럽 역시 명절 전후로 회원 가입 수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 지난해 설 연휴 전후로는 21.7% 증가했으며 추석 기간에는 50% 가까이 증가했다. 9월 한 달 동안 가입한 수가 100으로 환산시 60명이었다면 10월에는 90명으로 크게 증가한 것. 10월 가입자 수는 12개월 동안 가장 많았다.
닥스클럽 관계자는 "명절이 있는 다음달에는 1.3~1.4배 정도 가입 건수가 증가하는 경향이 있으며 특히 30대 이상의 가입자들이 평소보다 많아진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회원들이 실제 만남을 갖는 미팅 건수의 경우는 명절이 포함된 해당 달에 많으며 평달 대비 20~30% 가량 증가한다"고 덧붙였다.
오주연 기자 moon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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