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내년 예산편성안.. 국민주택기금 활용은 9조원대
[아시아경제 박미주 기자]정부가 서민 주거안정을 위해 국민주택기금 활용을 대폭 늘린다. 올해 7조원대에서 내년에는 실질적으로 9조원대에 이를 전망이다. 생애최초주택구입자금 대출과 합하면 11조6000억원가량이 서민 주거 대출기금으로 사용된다.
국토해양부는 내년 예산안 편성 규모를 23조3539억원으로 올 보다 4.2% 늘렸다며 이 중 주택 구입과 전세에 사용되는 국민주택기금 예산은 7조6500억원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실제 투입 가능한 금액은 9조1000억원이라는 설명이다. 국회를 거치지 않고 기획재정부와 협의해 20% 증액할 수 있어서다. 올해 이 부분 예산도 6조1500억원이었으나 7조3800억원으로 증액됐다.
내년 2조5000억원으로 책정된 생애최초 대출과 합하면 실질적인 서민 주거 대출 국민주택기금은 총 11조6000억원에 달한다. 올해 기금보단 약 4조원 증가한 꼴이다.
이는 국민주택기금에 새로 추가된 항목인 이차보전지원 방식 때문이다. 내년 생애최초 예산은 이차보전지원에서 2조5000억원을 확보한 것이다. 올해엔 생애최초 예산이 기준 주택구입 예산에 포함돼 있었다.
이차보전지원이란 은행돈을 국민주택기금처럼 쓰는 거다. 국민주택기금이 저리로 직접 빌려준다면 이차보전지원은 은행이 같은 금리로 대출하고 나머지 이자를 국민주택기금이 채우게 된다.
예컨대 국민주택기금 이자가 3%이고 이차보전지원 방식으로 돈을 빌린다고 했을 때 5% 이자를 받는 은행에서는 3% 금리로 수요자에 대출하고 나머지 2% 이자는 국민주택기금에서 받는다. 기금 200만원으로 1억원의 효과를 얻는 셈이다.
국토부 주택기금과 관계자는 "이차보전지원 방식의 대출을 받아도 수요자가 낮은 이자를 적용받는 것은 같다"며 "내년 이차보전지원 예산 1000억원으로 분양주택건설에 3조원, 생애최초자금에 2조5000억원을 투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민주거 대출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어 이 같은 계획은 실제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생애최초 예산은 1조원이었으나 5월 5000억원이 추가된 후 6월말 한도에 다다랐다. 주택구입·전세 대출 수요도 올해 8월까지 집행된 기금이 총 5조6986억원으로 2010년 지원실적인 5조60억원을 이미 넘어섰다.
기금 대출 요건은 까다롭다. 전세자금대출은 연봉 3000만원 이하, 생애최초주택구입자금도 부부 합산 5000만원을 넘으면 안 된다. 서민들이 대출 대상이란 의미다.
국토부 관계자는 "전세자금대출 등이 포함된 주택구입 예산이 총 기금 사업비의 절반 이상"이라며 "기금 한도를 거의 다 채울 정도로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라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해 예산을 늘렸다"고 취지를 전했다.
박미주 기자 beyo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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