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최근 미국의 경제 격주간지 포브스가 '미국 400대 부자' 리스트를 발표했다. 이들 가운데 151위에 오른 페이스북 공동 창업자 더스틴 모스코비츠(28ㆍ사진)가 단연 주목을 끈다. 미 부호들 가운데 가장 어리기 때문이다. 포브스가 추산한 그의 재산은 무려 27억달러(약 3조200억원)에 이른다.
모스코비츠(84년 5월 22일생)가 최연소 부호의 영예(?)를 누릴 수 있었던 것은 94억달러의 재산 소유자인 마크 저커버그(84년 5월 14일생)보다 8일 늦게 태어났기 때문이다.
모스코비츠가 젊은 나이에 '미국 400대 부자' 반열로 오를 수 있었던 것은 세계 최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업체 페이스북의 지분을 상당히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하버드 대학 경제학과 2학년 때인 2004년 2월 대학 친구 저커버그, 에두아르도 세버린, 크리스 휴즈와 함께 기숙사에서 페이스북을 출범시켰다. 2004년 6월 4명이 갈라졌을 때는 저커버그와 마찬가지로 대학을 그만두고 페이스북의 새로운 본거지인 캘리포니아주 팰러앨토로 떠났다.
모스코비츠는 팰러앨토로 옮긴 뒤 페이스북 최초의 최고기술책임자(CTO) 및 엔지니어링 부문 부사장을 겸했다. 당시 그가 맡은 일은 페이스북 사이트의 전체 설계 과정을 관리ㆍ감독하고 모바일 전략을 짜며 사이트를 구축하는 과정도 포함됐다.
2008년 10월 3일 모스코비츠는 페이스북 엔지니어링 매니저인 저스틴 로젠스타인과 함께 페이스북에서 나와 아사나를 세웠다. 아사나는 개인이나 집단이 특정 프로젝트ㆍ업무를 공동 진행할 수 있는 이른바 '공동 업무 관리 응용프로그램' 제작업체다.
아사나는 올해 실리콘밸리의 거물 투자자 피터 시엘로부터 투자금을 유치했다. 뉴욕타임스는 시엘이 아사나에 투자하기로 결정했다는 사실을 전하면서 이렇게 보도했다. "세상을 바꾸기 위한 기술 혁신 노력이 없다며 투덜거리던 시엘이 아사나에 대한 투자로 큰 문제 가운데 하나인 '시간 낭비'를 해결할 수 있게 됐다."
아사나의 프로그램만 있으면 해야 할 일을 정하거나 배분하는 작업이 좀더 쉽게 처리돼 결과적으로 시간 절약 효과가 나타난다는 뜻이다.
아사나는 창사 이래 투자자들로부터 2억8000만달러를 유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사나는 현재 수만개 팀이 180만개 업무에 자사의 공동 업무 관리 응용프로그램을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동 업무 관리 응용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기업에는 SNS 업체인 트위터와 포스퀘어, 스탠퍼드 대학 등이 포함돼 있다.
한편 모스코비츠는 지난달 17일부터 사흘에 걸쳐 페이스북 주식 45만주를 내다팔아 주목 받기도 했다. 기업공개(IPO) 이후 페이스북 주가는 연일 하락세를 보였다.
한때 페이스북 CTO였던 모스코비츠마저 페이스북 매도 대열에 동참함으로써 주가 하락을 부채질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모스코비츠 같은 주요 주주들이 페이스북 주식을 팔아치우자 저커버그는 지난 4일 주가를 진정시키기 위해 앞으로 1년 동안 보유 주식 매도에 나서지 않겠다고 밝혀야 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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