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 50주년 기념식서 "앞으로 50년 번영과 공존의 시대"
[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새로운 50년으로 나가자!"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이 창립 50주년을 맞아 강력한 재건 의지를 표명했다. 올 초 '지속가능한 기업'을 새 화두로 제시한 데 이어 최근 공개적으로 한라공조 인수까지 선언하는 등 재도약을 향한 행보가 거침없다. 창업 후 반세기가 지난 시점에서 제 2도약을 통해 경쟁력을 갖춰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정 회장의 강력한 의지를 반영한 것이다. IMF 외환위기 전 재계 12위였던 한라그룹의 옛 위상을 찾겠다는 각오로 풀이된다.
한라그룹은 27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에 새롭게 건립한 만도 글로벌 R&D 센터에서 창립 50주년 기념식을 개최했다. 내달 1일은 고 정인영 전 한라그룹 명예회장이 그룹 모태인 현대양행을 설립한 지 50주년이 되는 날이다.
정 회장은 이날 기념사를 통해 "지금까지의 50년을 '창업과 개척, 그리고 격동의 역사'로 규정하고, 앞으로 다가올 50년, 100년의 시간을 '번영과 공존의 시대'라고 부르겠다"고 말했다. 또 "단기적으로는 외부환경과 관계없이 꾸준히 성장하는 기업을 만들고, 중장기적으로는 좋은 인재들을 제대로 육성하고 잘 소통하는 기업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이날 기념식은 한라그룹 제 2도약에 대한 정 회장의 의지를 대내외적으로 알리는 중요한 자리라는 평가다. 이에 앞서 정 회장은 올 초부터 신년 임원회의 및 신년사에서 '지속가능한 기업', '지속가능 경쟁력 배양'을 화두로 제시하고, 5월에는 핵심계열사인 만도 임직원 앞으로 문제점을 꼬집는 내용의 '만도의 미래 생존을 위한 신출사표' 담화문을 발송하는 등 제 2도약을 위한 메시지를 꾸준히 전달해왔다.
한때 재계 12위였으나 IMF 외환위기를 거치며 사실상 공중분해되는 아픔을 겪었던 한라그룹은 단기적으로는 오는 2015년까지 매출 17조원 달성을 목표로 다양한 분야의 연구개발(R&D)과 신사업 발굴을 추진 중이다.
또한 그룹은 외환위기를 거치며 매각해야했던 한라공조 인수를 위한 준비작업도 가속화하고 있다. 정 회장은 앞서 기자들과의 만남에서 "(한라공조 인수를 위해서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입장이 정리되면 따로 밝히겠다"고 언급했다.
한라공조 인수는 정 회장과 한라그룹에 있어 더욱 의미가 크다. 외환위기 이전 그룹의 핵심계열사였을뿐 아니라 정 명예회장의 차남인 정 회장이 회장 취임 전 사장을 역임했던 곳이다. 앞서 2008년 약 10년만에 만도를 되찾는데 성공한 정 회장은 한라공조도 반드시 되찾겠다는 의지를 여러차례 표명해왔다. 한라그룹은 인수가 여의치 않을 경우 해외업체와의 합작사 설립 등 투트랙 전략을 세워둔 상태다.
한편 IT, BT 융합기술 중심의 대한민국 대표기업들이 입주하는 판교 테크노밸리에 새롭게 자리 잡은 만도 글로벌 R&D 센터는 전체 8627㎡ 부지에 지하 3∼지상 9층, 연면적 5만6645㎡ 규모로 2개 동으로 구성됐다. 센터는 종합연구소 설립을 통한 재도약의 기틀 마련과 해외연구소 종합 지원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설립됐다.
조슬기나 기자 se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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