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11시 서원대 제2창학 선포식 축하공연에 3만여명 관객 몰려…충북도 빅콘서트는 1000여명 한산
[아시아경제 이영철 기자] 월드스타 가수 싸이가 청주에 떴다.
26일 밤 청주시 서원대에서 열린 제2창학 선포식에서 축하공연을 하는 자리에 싸이가 출연했다.
싸이의 공연소식에 서원대 대운동장엔 3만여 시민들이 몰렸다. 싸이가 등장하기 2시간 전인 이날 오후 8시30분 서원대 대운동장은 시민들로 발디딜 틈이 없었다.
가수 슈퍼스타-K2 우승자 허각의 공연까지 마친 게 오후 11시쯤. 관객들은 싸이 출연을 예상한 듯 “싸이!”를 외쳤다. 싸이가 무대에 모습을 드러낼 땐 큰 함성으로 싸이를 맞았다.
강남스타일로 세계적 스타가 된 싸이의 청주공연은 뜻밖이다. 관객 이진주(22)씨는 “세계적 스타가 청주에 오는 것도 신기한 일이고 이렇게 즐겁게 춤까지 함께 추니까 너무 즐겁다”고 말했다.
싸이의 서원대 공연소식은 한 달 여 전부터 알려졌다. 싸이를 섭외한 게 화제를 낳을 정도다.
싸이는 서원대의 출연요청에 2년 전 학교축제 때 관객들의 열정적 반응을 잊지 못했다. 또 미국진출 전이어서 세계적 스타가 될 것이란 기대치가 높지 않을 때였다.
이날 싸이는 예정된 강남스타일, 새, 챔피언 등 자신의 히트곡보다 두 배 이상 많은 10곡을 불렀다.
특히 싸이가 ‘강남스타일’을 부를 땐 관객들이 모두 일어나 함께 말춤을 따라했다.
싸이는 “외국에선 말이 잘 안 통하고 우리 말이 어렵다. 혼자 부르느라 외로웠는데 관객들과 함께 하니 너무 좋다”고 말했다.
한편 싸이의 청주공연소식으로 애간장을 태운 곳은 충북도청이다.
이시종 충북도지사가 지난 주 출장에 앞서 “싸이의 동향을 파악한 뒤 대책을 세우라”고 지시를 내렸다. 충북도는 최근 현안업무보고자료에 ‘가수 싸이 동향’이란 제목의 3줄짜리 내용을 보고했다. 싸이의 귀국과 미국 현지공연일정, 26일 이후 국내 주요 일정 등이 담겨있었다.
이 지사와 충북도가 싸이에게 신경을 쓰고 ‘대책’까지 세운 이유는 도가 신경 쓰는 행사와 싸이의 청주방문이 겹쳤기 때문이다.
26일 충북도는 청주 무심천체육공원에서 ‘2013충주세계조정선수권대회 도민보고대회’ 축하콘서트를 열었다. 그리고 오후 7시30분부터 ‘대회성공기원 빅콘서트’를 예정했다가 행사를 30분 앞당겼다.
싸이가 비슷한 시각에 다른 장소에 나타날 경우 공연관람객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갈 것을 염려해서다.
충북도의 ‘고육지책(苦肉之策)’은 실패로 끝났다. 주최 쪽은 관람객들이 많이 참석할 것으로 보고 3000석에 이르는 의자를 준비했으나 절반 쯤이 텅 비었다. 싸이의 ‘힘’을 느낀 청주공연이었다.
이영철 기자 panpany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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