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강남 스타일’로 일약 ‘국제가수’ 반열에 오른 싸이의 열풍은 언제까지 갈 것이며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가.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25일(현지시간) “온라인 동영상사이트 유튜브를 통해 명성을 떨친 싸이가 이제 제2의 ‘저스틴 비버’냐, 아니면 반짝 인기를 누리고 주저앉은 ‘레베카 블랙’이 되느냐의 기로에 섰다”고 보도했다. 영어로 된 노래로 자신의 상업성을 증명해야 성공을 더 나아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직까지 싸이의 인기몰이는 진행형이다. 유튜브 스타 저스틴 비버(Justin Bieber)와 칼리 레이 젭슨(Carley Rae Jepsen)을 히트시킨 매니저 스쿠터 브라운과 계약한 데 이어 미국 공중파 채널의 유명 토크쇼에 연이어 출연했다. ‘강남 스타일’ 뮤직비디오는 유튜브 역사상 가장 많은 ‘좋아요(Like)’를 받은 영상으로 기록됐다. 조회수도 매일 1500만 건씩 더 늘어나 이번 주 안에 3억건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리아나(Rihanna)와 제니퍼 로페즈(Jennifer Lopez)를 제치고 한달간 유튜브에서 가장 많이 재생된 뮤지션이 됐다. 전세계 네티즌들이 만든 패러디 동영상들도 쉴새없이 쏟아지고 있다.
그러나 ‘강남 스타일’ 열풍이 언제까지고 계속될 수는 없다. 포브스 ‘100대 유명인(셀러브리티 100)’을 선정하는 도로시 포머란츠 에디터는 “싸이 이전에도 유튜브 덕에 전세계를 휩쓰는 인기를 누리다 사라져버린 ‘원 히트 원더(반짝 스타)’들은 수없이 많았다”면서 “유튜브 조회수 3000만 건을 올린 ‘프라이데이’를 불렀던 레베카 블랙(Rebecca Black)은 인기를 뒤로 하고 학교로 돌아가 다시 평범한 십대 청소년의 삶을 살고 있다”고 언급했다.
유튜브에서의 인기가 곧 싸이를 세계적 팝스타로 이끌어 주지는 못한다. 냉정한 미국 대중음악 산업계의 논리를 대면, 싸이는 아직 부자가 아니다. 즉 상업적 파괴력을 증명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싸이는 국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언론에서는 연일 억대의 수입이라는 기사가 나오고 있지만 지금 받은 것은 0원”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물론 이런 비교는 부당할 수도 있다. 일부에서 혹평을 받기도 한 레베카 블랙과 달리 싸이는 미국에서도 확실한 재능과 매력을 인정받았다. 애플 아이튠즈 싱글 차트 1위 기록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대중들이 싸이의 음악에 기꺼이 지갑을 열 정도로 저력을 인정받았다는 증거다.
때문에 이제 싸이는 전세계 투어, 음원 판매, 광고출연 등을 통해 상업적 가치를 높여야 한다. 지금 가능성은 충분하다. 법무법인 폭스로스차일드의 로리 랜듀 변호사는 “지금 싸이의 인기는 매우 높으며 기업들도 싸이의 인기에 편승하거나 이미지를 이용하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싸이 본인도 잘 인지하고 있는 문제지만 언어 역시 피할 수 없다. 미국 음악이 지배하는 세계 팝 시장에서 성공을 이어가려면 영어로 된 히트곡을 만들어 내야 한다는 것이다. 포머란츠는 “싸이는 영어를 구사하지만 편해 보이지는 않았다”면서 “언어의 장벽을 뛰어넘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아직은 2013년 포브스 100대 유명인에 싸이가 들지는 못하겠지만, 그가 스쿠터 브라운의 도움을 받아 영어로 된 멋진 히트곡과 춤·영상을 내놓는다면 순위에 오르는 것도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식 기자 gr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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