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26일 서울 중앙지방법에서 열린 이건희 삼성 회장 측과 이맹희씨 측의 상속재산소송 5차 공판에서 특검 자료가 처음으로 제출됐다. 특검 기록이 왔지만 이것만 가지고는 재판의 쟁점이 되고 있는 이건희 회장의 상속재산 동일성을 증명하기 어려워 향후 추가 입증에 따라 재판의 향방이 드러날 전망이다.
이날 공판에서 원고인 이맹희씨 측은 이건희 회장이 지난 2008년 말 실명전환한 삼성전자와 삼성생명 주식이 지난 25년 전 선대 이병철 회장으로부터 상속받은 주식과 동일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피고인 이건희 회장 측은 당시 상속을 받은 이후 오랜 시간이 지나 매매가 빈번하게 이뤄지는 과정에서 동일성이 사라졌다고 주장했다.
이맹희씨 측 법무대리인 화우는 "차명주식 형태로 관리돼 온 선대회장의 상속재산은 명의가 변경되거나 주식수가 달라져도 실질 주주가 동일하고 대상재산에 해당하므로 상속재산과 동일성이 유지된다"고 강조했다.
반면 이건희 회장 측 대리인은 "원고가 청구 대상으로 삼고 있는 이건희 회장의 삼성전자와 삼성생명 주식 등이 선대회장으로부터 상속 이후 오랜 기간 동안 주인이 여러번 바뀌어 동일한 재산으로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재판부는 "특검 기록이 왔지만 삼성전자와 삼성생명 등 상속재산의 입증이 불확실 한 것 같다"며 "추가적인 입증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25년 전의 재산과 지금의 재산이 동일하다는 것을 앞으로 어떻게 입증하느냐가 향후 재판의 핵심이 될 것 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특검 기록으로 공개된 이학수 전 삼성전자 부회장의 진술을 두고도 공방이 벌어졌다. 원고 측은 이학수 전 부회장의 진술을 토대로 에버랜드가 보유하고 있는 삼성생명 주식이 이건희 회장의 차명주식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피고 측은 이학수 전 부회장의 진술은 나중에 정정됐으며 김인주 삼성 사장의 진술에 따르면 에버랜드의 삼성생명 주식 매수자금은 에버랜드 자체 자금이라고 반박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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