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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가리고 아웅’하는 처방만 내놓은 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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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도는 하우스푸어 대책

‘눈 가리고 아웅’하는 처방만 내놓은 꼴' [이코노믹리뷰 박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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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정치권이 하우스푸어 대책을 쏟아내고 있다. 그러나 해결책 보다는 ‘땜질’식 정책들이 대부분이라는 의견이다.

하우스푸어 대책이 수면위로 떠올랐다. 해결책과 대안이 나왔다는 점에서 쌍수를 들고 환영해야 하지만 문제는 간단하지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와 정치권에서 저마다 해결책과 대안으로 내놓고 있지만, 장밋빛 전망만 가득 하다는 지적이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지원책들이 부동산 시장에 대해 진찰을 해보지 않은 채 처방만 내놓은 것이라는 비판이 늘고 있다.


하우스푸어 대책의 포문을 처음 연 것은 우리금융지주다. 우리금융지주는 ‘트러스트 앤 리스백’을 도입해 10월초부터 적용하기로 했다. ‘트러스트 앤 리스백’은 담보대출 원리금 상환이 어려운 1주택 보유 실거주자를 대상으로 은행에서 신탁 후 임대하는 방식이다. 신탁 후 임대는 채무자가 은행에 주택 관리처분 건을 맡긴 뒤 매달 임대료를 내는 방식이다. 단 주택 소유권은 채무자에게 있도록 했다. 우리금융은 현재 700여명이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했다.

정부도 나섰다.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9월 말부터 공식석상에서 “우리금융지주 내놓은 ‘트러스트 앤 리스백’에 한계가 있다”며 은행권 공동 참여를 요청해왔다.
지난 9월 26일에는 부산대에서 열린 캠퍼스 금융토크에 나서서 “금융권 자체적으로 하우스푸어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며 “ 국내외 경기 악화로 가계의 빚 상환이 어려워지고 주택에 대한 투자심리가 약해지면서, 주택시장 침체가 가속화 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권 원장은 “주택담보대출을 장기분할 상환으로 전환토록 유도하고 주택담보대출 프리워크 아웃과 담보물 매매중개지원 제도를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주택담보대출 프리워크 아웃’은 신용대출에 적용된 사전채무조정을 주택담보대출에도 적용하는 것을 말한다.


정치권에서도 하우스푸어 대책을 쏟아내는 중이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는 대선공약으로 ‘집 걱정 덜기 종합대책’을 내놓고 ‘지분매각제도’와 ‘주택연금 사전가입제도’ 도입을 제시했다. 지분매각제도는 원리금 상환 압박에 처하면 주택의 지분 일부를 캠코 등 공공기관에서 매각하고 매각대금으로 대출금 일부를 상환하도록 하는 제도다.


지분을 매입한 공공기관은 이 지분을 담보로 ABS(자산유동화증권)을 발행하고, 투자자(금융기관, 공공기관, 연기금, 국민주택기금 등)로부터 자금을 마련한다. 하우스푸어는 대신 6%에 달하는 지분사용료(이자, 수수료)를 내야 한다. 현재 대상은 1가구 1주택 보유자로 주택 가격은 수도권 6억원 이하, 이외에 지역은 3억원 이하가 그 대상이다.


주택연금 사전가입제도는 주택연금제도 가입조건을 현행 60세 이상에서 50세 이상으로 확대하고 주택연금 중 일시금 인출제도를 통해 주택대출 상환에 필요한 자금으로 조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새누리당은 28만4000가구가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이며 이 가운데 3만가구는 실제로 신청할 것으로 내다봤다.


엇박자 나오고 있는 정부 처방만 가득한 대책들
현재 정부와 정치권에서 쏟아내고 있는 대책들이 결국 뾰족한 대안이 아니라는 지적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정부 부처 간에서도 이견이 나뉘는 것은 물론 엇박자를 내고 있다는 것이다. 가장 큰 문제는 하우스푸어 대책의 주관부처인 금융감독원과 금융위원회가 서로 딴소리를 해가며 갈등까지 내비쳤다.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은 우리금융지주가 내놓은 ‘트러스트 앤 리스백’ 방식에 한계가 있다며 은행권 공동참여를 요구했다. 그러나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지금은 개별 은행권에서 원리금 상환을 원활하게 하는 방안을 만들 시점”이라며 정부가 나설 단계가 아니라는 점을 밝혔다.


권 금감원장이 요구한 공동추진 방식에 부정적 견해를 표명한 셈이다. 공동안은 외부의 자금지원이나 정부의 보정을 전제로 하기는 것이기 때문에 김 위원장은 정부 재정투입이 필요한 만큼 급박한 상황이 아니라고 본 것이다. 비난여론이 커지자 두 부처는 개별은행에게 맡기는 것으로 합의를 봤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선 은행 역시 혼선을 빚을 수밖에 없다.


한 은행 관계자는 “주관 부처의 수장들이 하우스푸어에 대한 인식이 달라 은행들은 어디에 장단을 맞출지 모를 일이다”며 “문제는 은행들이 트러스트 앤 리스백을 도입하기에는 문제점이 많다”고 난색을 보였다. 트러스트 앤드 리스백은 빚만 일시적으로 묶어 놓는 효과만 있을 뿐 장기적인 대안이 되지 못한다는 지적도 쏟아지고 있다.


서울시 주거재생지원센터 갈등조정관인 권정순 변호사는 최근 열린 ‘세일 앤드 리스백, 하우스푸어 문제 해결할 수 있나’ 토론회에서 “최근 논의되고 있는 트러스트 앤드 리스백은 채무자가 5년 뒤 원리금을 모두 갚으면 소유권을 회복하게 돼 있는데 현재 위기 상황에는 5년 뒤로 미루는 것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조성찬 토지자유연구소 센터장 역시 최근 서울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열린 ‘하우스푸어 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에서 트러스트 앤 리스백 방식이 월 임대료가 높아 5년간 신탁기간이 사실상 ‘폭탄돌리기’에 다를바 없다고 지적했다. 또 금융권과 함께 나누자는 ‘고통분담론’에 대해서도 “금융권이 손해를 볼 가능성은 없고 오히려 상환기간이 길어지면 이자총액이 늘어나 정책의 수혜자가 될 것이다”고 진단했다.


새누리당이 내놓은 ‘지분매각제도’와 ‘주택연금 사전가입제도’에 대한 비판도 쏟아졌다. 전문가들은 이 두 제도가 주택시장 붕괴 위험을 피해갈 뿐 근본적인 대책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주택 지분을 매각한다고 해도 이자를 내는 방식에는 전혀 달라지지 않고 더 큰 문제는 하우스푸어의 대부분이 중대형 주택인데 이번 대책은 6억원 이하 중소형 주택에 한정된다는 점에서 효과가 미칠지 미지수다”고 밝혔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현재 정부나 정치권에서 하우스 푸어에 접근법을 달리 해야 한다는 보고 있다. 현재 대책은 진단을 하지 않고 처방만 하는 꼴이라는 것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하우스푸어는 개개인 마다 설계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된다”며 “주택담보대출을 장기대출로 전환하고 개인회생제도를 도입해 빚 갚는 동안에는 경매진행을 못하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밝혔다.


이코노믹 리뷰 최재영 기자 som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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