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개사의 전략(끝)···새 먹거리 헤지펀드·해외 사모펀드 등 승부수
[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생존'과 '차별화'. 아시아경제신문이 14회에 걸쳐 직접 만나 인터뷰한 자문사 CEO들의 올해 공통된 화두다. 올해 1분기(4∼6월) 152개 자문사의 당기순손실은 211억원에 달한다. 전년 동기 350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던 자문사들은 1년 만에 적자로 전환했고, 152개 자문사중 125개가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유럽 재정위기 이후 초토화된 시장에서 수탁고 감소로 인한 실적 악화에 시달리는 CEO들의 표정은 밝지 못했다. 그러나 어려움 속에서 생존의 길을 찾고자 하는 눈빛과 의지만큼은 강렬했다. 또한 실적악화로 업계 전반이 어려운 상황 속에서 분명한 '자기만의 색깔'로 어려움을 기회로 전환시킨 자문사가 도드라지는 차별화 양상이 극명해지기도 했다.
투자자문업계 1위 브레인투자자문은 이달 자산운용사로 전환하고, 헤지펀드 시장에 본격 진출을 선언했다. 강력한 모멘텀 투자로 '7공주', '차·화·정' 등 유행어를 양산하면서 스타 CEO로 떠올랐던 박건영 브레인투자자문 대표는 차세대 먹거리로 헤지펀드를 앞세웠다. 이달 17일 선보일 브레인 헤지펀드 1호는 기관투자자 자금을 중심으로 800억원 규모로 출범할 예정이다. "자문형랩을 운용하면서 과도한 투자금 모집 등 부작용으로 인해 반성을 많이 했다"는 박 대표는 앞으로 과거 경험과 노하우를 녹여 신사업인 헤지펀드에서 승부수를 띄울 각오다.
최근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가울투자자문도 헤지펀드 진출을 준비중이다. 각국의 통화 등 18개 항목을 섞어 기계적으로 상승 추세에 자산을 매수하고 하락 추세시 자산을 매도하는 방식인 CTA(Commodity Trading Advisors) 전략을 추구한다. 한규봉 가울투자자문 대표는 "헤지펀드의 경우 가장 보수적이라 할 수 있는 연기금이 투자하려면 국내 레코드가 나오는 2~3년 정도는 있어야 할 것"이라며 "최소한 6개월에서 1년 정도 시뮬레이션을 거쳐 착실히 준비한 후 내놓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가치투자' 전문 자문사로 확고히 자리매김한 VIP투자자문은 7년간의 준비 끝에 지난 7월 해외 첫 사모투자펀드를 선보였다. 홍콩의 치타인베스트먼트와 합작해 '아시아 그로스 펀드'를 출시, 130억원 규모로 운용중인 것. 일본과 한국을 제외한 아시아 7개국의 장기 성장주에 집중 투자하는 사모형 해외 밸류펀드로 국내 시장을 넘어 해외시장에 적극 눈을 돌린 사례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김민국·최준철 VIP투자자문 공동대표들은 "해외밸류펀드는 아직 국내에 알려지지 않은 현지 저평가된 주식을 발굴하는 것이 차별점"이라고 입을 모았다.
지난 6월 자문사 설립에 나선 그로쓰힐투자자문 김태홍 대표는 "지금의 시련이 오히려 초심으로 돌아가 체질을 개선할 수 있는 기회를 준 셈"이라며 "하락장에서도 잃지 않는 다이내믹 헤지전략으로 새로운 자문사 모델을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서소정 기자 s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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