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진희정 기자]주택 시장이 침체된 가운데서도 공원 규모에 따라 프리미엄이 천차만별인 것으로 나타났다. 아파트 구입에서 주변환경이 중요한 요소로 떠오르면서 수요자들이 좀 더 큰 공원을 선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약 115만 6498㎡ 면적의 서울숲 공원이 있는 성동구의 동별 매매가를 비교한 결과 공원과의 거리에 따라 시세 차이가 컸다. 8월 기준 KB국민은행 시세에 따르면 서울숲이 위치한 성수동의 평균 매매가는 ㎡당 521만원이다. 뒤를 이어 ▲옥수동 ㎡당 518만원 ▲금호동 ㎡당 488만원 ▲행당동 ㎡당 475만원으로 성동구의 지역 평균 매매가인 ㎡당 473만원을 웃돌았다. 반면 서울숲과 거리가 있는 용답동의 경우 평균 매매가가 ㎡당 310만원선에 그쳤고 이외의 동들도 성동구의 평균 매매가를 밑돌았다.
수십 곳의 소규모 공원이 들어찬 경기도 일산신도시의 경우 호수공원과 인접한 장항동과 마두동이 각각 ㎡당 348만원, 341만원을 기록했다. 인근 일산동(273만원), 백석동(276만원)의 평균 매매가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장재현 부동산뱅크 팀장은 "지역에서 제일 큰 공원은 여가와 휴식공간, 조망권을 넘어 랜드마크의 역할을 하기 때문에 기존 교통, 학군과 같이 가격을 결정 짓는 요소가 됐다"며 "같은 공원이라 할지라도 면적이 클수록 지역내 문화행사들도 풍부하다"고 말했다.
분양시장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 6월 대우건설이 분양한 '송도 센트럴파크 푸르지오'는 송도중앙공원이 바로 옆에 위치한 점을 부각시키며 평균 2.46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비슷한 시기에 같은 지구에서 분양한 '송도 아트윈 푸르지오'나 '송도 더샵 그린워크'가 미달된 것과 사뭇 다른 모습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실수요자들이 그린 프리미엄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며 "분양 단지가 공원을 낀 경우 건설사들도 공원과 조망권 등을 부각시키는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분양하는 단지 가운데서도 공원 입지를 앞세우며 실수요자와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현대건설은 광교호수공원 인근에 '광교 힐스테이트 레이크'를 공급한다. 전용면적 84㎡ 542실, 91~150㎡ 17실 등 총 559실 규모다. 기존 오피스텔과 달리 3베이 구조를 적용했으며 수변로를 따라 하천변 테라스형 상가도 조성된다. 광교호수공원은 원천저수지와 신대저수지 일대에 약 202만㎡면적으로 조성되며 일산호수공원의 2배 가까운 크기다. 호수공원 내에는 야외공연장, 생태학습공원, 잔디공원 등이 조성될 예정이다.
이수건설이 경기도 동두천시 생연동에 분양 중인 '브라운스톤 동두천'은 단지 인근에 3개의 공원이 있다. 시에서 가장 큰 시민공원(2만9412㎡)을 비롯해 꿈나무공원(1만7500㎡), 어울림 공원(1만4738㎡) 등이다. 이 아파트는 지하 2층~지상 20층, 4개동, 전용면적 59~84㎡ 총 278가구로 구성된다.
지방에서도 대형공원 프리미엄을 기대할 수 있는 단지가 속속 분양된다. 아이에스동서가 10월 분양 예정인 '명지국제신도시 에일린의 뜰' 인근에는 77만9586㎡의 대형 자연공원 조성된다. 이 아파트는 지하 1층~지상 20층, 13개동, 전용면적 66~84㎡, 980가구 규모다.
한림건설이 경남 창원시 가음정동에 분양하는 '창원 가음정 한림풀에버'는 성산구에서 가장 큰 가음정공원(84만9858㎡)과 인접해 있다. 성산구 지역은 가음정공원을 비롯해 반송공원, 웅남공원 등 녹지공간이 풍부하다. 이 아파트는 지하 1층~지상 29층, 3개동, 전용면적 64~84㎡, 총 266가구이다.
진희정 기자 hj_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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