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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는 불황, 역시 믿을 건..." 돌아온 자격증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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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노승환 기자] 각종 전문 자격증을 딸 수 있는 학원이 문전성시다. 온라인을 이용한 인터넷 강의도 활황이다. 최근 한 취업포털이 직장인 551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응답자의 63.5%가 '구조조정 때문에 불안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이에 전문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한 사람들로 학원과 인터넷 강의가 북적인다.


실례로 국가평생교육진흥원의 학점은행제 수강인원을 보면 직장인들의 자격증 열풍을 확인할 수 있다. 사회복지 전문학사 과정의 경우 지난 2004년 한 해 220명이던 수강생이 지난해 2만1561명으로 100배 가까이 늘어났다. 아동학 전문학사 수강인원은 같은 기간 54명에서 2만8902명으로 무려 500배 이상 증가했다. 여기에 인기 직종도 다양해지고 있어 관심을 끈다.

인천의 한 금형제조업체에 근무하는 김상혁(36ㆍ남)씨는 일주일에 3일 사회복지사 2급 자격증 인터넷 수업을 듣고 있다. 1급과 달리 2급은 별도의 시험 없이 온라인 강의만으로도 자격증을 딸 수 있다. 전문대를 나온 김 씨는 대학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했다. 전공과 동떨어진 일을 해온 김 씨에게 사회복지사는 '묵혀둔' 숙제와 같았다. 김 씨는 "벌써 직장생활 10년 차다. 언제까지 이 자리를 지킬 수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번뜩 들었다"면서 "주변의 비슷한 연배들이 자격증 공부를 하는 걸 보고 결심을 굳혔다"고 털어놨다.


깊어진 불황 만큼 직장인들의 눈길을 끄는 자격증의 종류도 다양하다. 채권ㆍ채무자 간 다툼을 조정하는 채권관리사, 저작권 침해 여부 등을 판단해주는 저작권 관리사 등이 새롭게 주목받는 자격증들이다.

자격증 취득은 온라인 강의가 대세다. 6개월~1년 필수과목 강의를 온라인으로 이수하기만 하면 바로 자격증이 나온다. '원격평생교육기관'으로 불리는 인터넷 업체들은 현재 평생교육사와 건강가정사, 다문화가정상담사, 실버복지사 등 10여 가지 자격증의 강의와 응시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사회복지사와 보육교사 자격증은 특히 인기가 높다. 서울의 위더스원격평생교육원 관계자는 "지난 3월 1학기부터 온라인 수강생이 크게 늘었다. 사회복지 쪽이 유망하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지난해보다 수강 연령대도 훨씬 넓어졌다. 보육교사 자격증은 2014년부터 자격증 취득에 필요한 수강과목이 늘어 지난해부터 문의와 수강신청이 쇄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 불황의 직격탄을 맞는 중소기업 종사자들은 이런 자격증 취득이 더 간절할 수 밖에 없다.


강성훈(30ㆍ남)씨는 서울 구로구의 한 전자부품업체 총무팀에서 일한다. 그는 요즘 채권ㆍ채무 관계를 조정하는 채권관리사 자격증에 도전하고 있다. 총 8주 과정 중 이미 6주 분량을 소화했다.


강 씨는 "더 큰 회사로 이직을 고민하던 중 채권관리사란 게 있다는 얘기를 접했다"며 "요즘 같은 불황에 전문자격증 하나는 있어야겠다는 생각에 준비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자격증 준비로 웬만해선 저녁 약속을 잡지 않는다"는 강 씨는 자격증을 딴 뒤 대기업 경력직 채용에 도전할 생각이다.


여기에 이미 취득한 자격증으로 가지고 주말 등을 활용해 부업을 시작한 가장들도 늘고 있다. 정해진 수입을 아껴 쓰는데도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서울 강남의 한 병원 마케팅부서에서 일하는 이창열(41ㆍ남)씨는 자투리 시간을 활용, 석달 전 평생학습사 자격증을 땄다. 자격증을 따자마자 평소 프리젠테이션을 자주하는 업무 덕분에 이 씨는 곧바로 '부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병원 부원장의 소개로 의사들을 대상으로 한 '환자 응대법' 강연을 맡았다. 한 달에 한 두번 씩 강의를 나간다. 이 씨는 "월급만으론 아파트 월세가 감당이 안돼 부업을 시작했다"며 "주로 주말에 일이 있다보니 힘들기도 하지만 생활형편이 나아지니 힘도 나고 보람도 있다"고 말했다.


컴퓨터 프로그래머 자격증을 가진 최윤석(28ㆍ남)씨는 '박봉'에 늘 쪼들려 왔다. 그는 고심 끝에 선택한 부업은 이른바 '파워블로거'. 몇달 전부터 인터넷 홈페이지 관리에 필요한 지식을 공유하는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다. 이런 일을 하는데 프로그래머 자격증이 큰 위안이 되고 있다.


그는 특별한 일이 없는 한 하루 4~5시간 씩 블로그 관리에 힘쓴다. 최 씨는 "꾸준히 하다보니 이제 하루 조회수가 1000건이 넘는다"며 "조금씩 수입이 생기고 있다. 생활에 큰 보탬이 된다"며 흐뭇해 했다. 


국가평생교육진흥원 관계자는 "2000년 대 초반부터 자격증 응시인력이 꾸준히 늘어오다 지난해부터 급격한 증가세가 나타나고 있다. 계속되는 불황과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주된 요인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노승환ㆍ박나영 기자 todif77@




노승환 기자 todif77@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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