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김영식 기자] 유럽 중앙은행(ECB)이 유로존 위기 해법차원에서 스페인과 이탈리아 등 위기 국가의 국채 매입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CB의 국채매입을 반대해온 독일측도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어 6일(현지시간) 진행될 ECB 통화정책회의에서 국채매입이 발표될 것이라는 전망이 더욱 힘을 얻고 있다.
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복수의 ECB 관계자를 인용해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무제한 국채 매입을 준비 중이라고 보도했다. ECB는 통화 확대에 따른 인플레이션 위험을 감안해 시장에 풀었던 유동성을 다시 회수하는 ‘불태화’ 방식을 적용할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차 매입과 같이 국채매입에 금리 상한선을 별도로 설정하지 않을 것이며, 광범위한 자산매입보다는 최대 만기가 3년 미만인 단기국채를 주로 매입할 것이라고 이 관계자들은 밝혔다. 다우존스는 ECB가 부채 조정이 단행되더라도 선순위 지위를 요구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드라기 총재는 앞서 지난 3일 유럽의회에 출석해 "유로화의 생존을 보장하고 재정위기국의 국채금리를 낮추기 위해 국채시장에 ECB가 개입할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다.
유로존 재무장관들의 회의체인 유로그룹 장-끌로드 융커 의장도 이번 ECB 통화정책회의에 배석할 것으로 알려지며 국채매입 결정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그가 옵저버 자격으로 ECB 통화정책회의에 참석하는 것은 지난 2011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ECB의 결정이 임박한 가운데 독일측의 입장도 변화하는 모습이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5일 자신이 속한 기민당 소속 의원들에게 "ECB의 국채 매입이 각국의 자금 조달 목적이 아닌 유로화를 안정시키기 위한 목적에 부합해야한다"는 조건을 달아 국채매입에 찬성의사를 밝혔다. 단 단기 처방에 그쳐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 역시 "드라기 총재와 바이트만 총재 사이에 갈등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메르켈 총리는 ECB의 국채매입에 반대해온 옌스 바이트만 분데스 방크 총재에 대한 지지도 재확인하며 유럽 재정위기 지원에 부정적인 독일내 여론을 무마하려는 모습도 보였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쇼이블레 장관 역시 "ECB의 목표는 부실한 정부를 구제하는 것이 아니라 물가 상승을 억제하는 것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말하며 ECB 본연의 책임도 강조했다.
백종민 기자 cinqange@
김영식 기자 gr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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