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정치권의 돈 공천 파문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새누리당에서 제명된 무소속 현영희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국회에 제출된 가운데 민주통합당 박지원 원내대표를 둘러싼 의혹이 제기되면서 여야의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민주당은 현 상황을 법무ㆍ검찰의 공작수사로 규정하고 피의사실 공표 문제를 제기하며 역공을 펴고 있다.
이와 관련, 박범계 의원은 28일 원내대책회의에서 "'라디오21' 전 대표 양경숙씨가 민주당과의 거대한 연결고리가 있는 것처럼 묘사하는 것에 대해 경고와 함께 심각한 유감의 뜻을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의혹의 핵심은 친노를 포함한 민주ㆍ진보진영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양경숙씨가 서울의 한 구청 산하단체장, 세무법인 대표, 사업가 등 3명에게서 총 47억원의 정치자금을 받았고 이 돈이 박 원내대표를 향한 4ㆍ11총선 공천 뒷돈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는 이들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자금 공여자들에게서 '양 씨가 박 원내대표 등의 이름을 대며 공천을 약속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원내대표 측은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권재진 법무부 장관이 참석한 27일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권 장관을 강하게 압박했다.
서영교 의원은 "(의혹에 대한) 언론 보도는 (법무ㆍ검찰이) 일부러 흘린 것"이라며 "새누리당 의원들의 공천헌금 사건에 대한 물타기"라고 비난했다. 서 의원은 또 "장관이 나서서 (누설자를) 찾으라"고 촉구했다.
이춘석 의원은 현영희 의원에 대한 검찰 수사와 관련해 "관련자가 부산에 거주한다는 이유만으로 부산에서 수사하면 출발점부터 공천헌금 사건이 아니라 개인비리 사건으로 이미 결정한 것 아니냐"고 따졌다.
'돈의 종착점'으로 의심을 받은 친박계 현기환 전 새누리당 의원을 향하지 않고 현영희 의원을 사법처리하는 선에서 수사를 매듭지으려 하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새누리당은 적극적인 입장 표명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현영희 의원이 이미 제명돼 새누리당 소속이 아닌 데다 친박계 인사들을 중심으로 한 의혹이 당 안팎에서 여전히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법사위 회의에서 새누리당 의원들은 돈 공천 수사 관련 언급을 하지 않았다. 법무부는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된 현영희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을 이날 국회에 제출했다.
김효진 기자 hjn2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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