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슈피겔, 유럽위기 대응책 분석해보니

시계아이콘03분 16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3년 째에 접어든 유럽 부채위기의 핵심은 그리스 충격이 스페인이나 이탈리아처럼 좀더 덩치가 큰 국가로 전이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스페인과 이탈리아로 파장이 확산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만 생긴다면 그리스 파산이나 유로존 탈퇴 여부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스페인과 이탈리아 국채 금리 하락 여부에 시장관계자들이 주목하는 이유다.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은 지난 21일 스페인과 이탈리아 국채 금리 안정을 위해 현재 유로존에서 ▲유로본드 ▲유럽안정기구(ESM) ▲유럽중앙은행(ECB) 개입 등 3가지 유력한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며 각각의 방안들에 대해 분석했다. 이들 3가지 방안은 모두 이전에 시도되지 않았다는 점과 또 그 결과를 예상하기 힘들다는데 공통점이 있다. 슈피겔은 이들 3가지 방안 모두 약점과 위험요인이 있지만 유럽은 어쩔 수 없이 그나마 덜 위험한 것을 선택해야만 하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로본드= 통합효과 있지만 도덕적 해이 논란


유로본드는 유로존이 하나의 공동 채권을 발행해 부채를 공유하는 방안으로 유로존은 하나라는 가장 확실한 신호를 보여줄 수 있다. 독일이 유로본드 발행에 참여하는 상황이라면 유로존 국채금리 인하에도 큰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하지만 따지고 보면 유로본드는 유로존 개별 국가들 간의 신용등급 차이를 흐릿하게 만들려는 의도를 지니고 있다. 독일의 높은 신용등급을 이용해 그리스와 같은 낮은 신용등급 국가들을 감추는 셈이다.


이 때문에 유로본드와 관련해서는 도덕적 해이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어차피 유로본드가 독일의 높은 신용등급을 바탕으로 하는 것인만큼 이탈리아나 스페인, 그리스 같은 국가들은 굳이 금리를 낮추기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는 수고를 하지 않아도 된다. 독일 덕분에 노력하지 않고도 저금리로 돈을 계속 차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독일도 바로 이러한 점 때문에 유로본드 발행을 거부하고 있다. 독일 베렌버그 은행의 홀거 슈마인딩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유로본드는 잘못된 인센티브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주장했다. 독일 정부도 도덕적 해이를 방지하기 위해 부실 국가들의 재정을 혹독한 재정 긴축이 우선 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장기적으로 앙겔라 메르켈 총리나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은 유로존 재정 정책을 공동화하는 것에 동의하고 있다. 이 때문에 메르켈은 올해 1월30일 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 중 영국과 체코를 제외한 25개국이 참여하는 신 재정협약을 주도했다.


신 재정협약은 재정 기준을 지키지 않을 경우 제재 조치를 취하는 것을 뼈대로 하고 있다. 신 재정협약은 이를 바탕으로 부채를 공유하는 내용도 포함하고 있다. 따라서 장기적으로 유로본드 발행도 재정 협약을 통한 부채를 통제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되느냐 여부에 달려있다고 볼 수 있다.


◆ESM= 정부부담..은행면허는 꼼수


당초 올해 7월 ESM이 출범할 계획이었지만 실현되지 못 했다. ESM은 현재 운용 중인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을 대신하게 된다. EFSF가 임시로 운영된 것과 달리 ESM은 항구적인 구제금융 펀드다. 문제가 바로 여기에 있다. 구제금융에 대한 부담 때문에 ESM이 충분한 자금을 갖지 못 하는 것이다.


이탈리아 중앙은행은 지난 17일 올해 상반기 부채위기 해결을 위한 이탈리아 지원 규모가 166억유로로 전년 동기의 61억유로에 비해 두 배로 늘었다고 밝혔다. 이탈리아는 정작 구제금융이 가장 필요한 국가 중 하나지만 구제금융 펀드에 만만치 않은 비용을 지출하고 있다. 또 ESM 최대 지분국인 독일은 현재 EFSF에 대한 출연금을 포함해 ESM에 1900억유로 이상을 내놓을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 때문에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 ESM 기금 규모 5000억유로마저 2014년 중반까지 채우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독일 내에서 ESM에 대한 위헌 소송이 제기됐고 독일 헌법재판소는 내달 12일 위헌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는 점도 무시할 수 없는 변수다. 위헌으로 판결나면 ESM이 좌초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부 부담 때문에 유럽 지도자들은 수 개월 동안 정부 부담 없이 ESM 규모를 확대하는 방안을 고심해왔다. 바로 ESM에 은행 면허를 부여하자는 것이다. ESM에 은행 면허를 부여하면 유럽중앙은행(ECB)으로부터 필요한만큼 자금을 공급받을 수 있게 된다.


ESM이 은행 면허를 부여받으면 일반 은행들처럼 부실 국가 국채를 매입한 후 이를 담보로 ECB로부터 자금을 대출받을 수 있다. 이렇게 받은 돈으로 다시 국채를 매입하면 무제한 매입이 가능하다. 사실상 ESM에 유로를 찍어낼 수 있는 권한을 주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ECB는 규정상 유럽 정부들에 직접 지원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유로존 국채를 유통시장에서 매입할 수 밖에 없는 반면 ESM은 유로존 정부로부터 액면가로 국채를 매입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하지만 ESM 역시 정부 기관에 매우 가까운 형태라는 점이 논쟁거리가 되고 있다.


쾰른 경제연구소의 미하엘 후터 소장은 ESM에 은행 면허를 주는 것은 (ECB의 정부 지원 금지) 제방을 무너뜨리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ECB 개입= 물가안정 임무 망각..독립성 문제도 부각


ECB가 최종 대부자로서 시장에 개입해 무제한으로 유로존 국채를 매입하는 방법은 스페인과 포르투갈 등 위기 국가들이 끊임없이 주장하고 있는 방안이다. 하지만 ECB의 가장 큰 임무는 물가 안정이고, 국채 매입을 통해 시장에 무제한 유동성을 공급하는 것은 본연의 임무를 망각하는 조치가 될 수 있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도 이러한 점을 이유로 들어 올해 3월부터 유로존 국채 매입을 중단했다.


하지만 이달 초 ECB 통화정책회의에서 자신을 믿으라며 국채 매입을 재개할 수 있음을 암시했다. 뒤를 이어 ECB가 유로존 국채 매입을 위한 기준을 마련하기 위해 국채금리 상한제를 도입할 것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나름 국채 매입을 위한 근거를 마련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독일 중앙은행인 분데스방크는 금리 상한제 도입이 사실상 무제한 국채 매입을 의미하는 것이라며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금리 상한선을 도입하는 것은 결국에는 금융시장 참여자들의 신뢰에 의존해야 한다는 점 때문에 ECB의 독립성 문제에 대한 논쟁을 부추길 수 있다. 또 간접적으로 유로존 국가들이 부채를 발행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ECB의 신뢰성에 손상을 줄 수 있다.


게다가 ECB가 매입한 국채를 누가 감독하고 통제할 것이며 국채 금리 상한은 얼마로 정할 것인가도 근본적인 문제로 지적된다. 결국 그 성격상 독립성을 보장받은 기구인 ECB가 취한 조치들에 대한 책임을 누가 질 것인가에 대한 부분이 문제로 남는 것이다.


슈마인딩 이코노미스트는 이 때문에 ESM과 같은 정치적 기구를 통해 결정하는 것이 가장 깨끗하다고 주장했다. 별도의 정치기구를 통해 어떤 국가들이 어떤 조건에서 ECB의 국채 매입 지원을 받을 것인지 결정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라는 것이다.




박병희 기자 nut@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