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미국을 덮친 최악의 가뭄으로 옥수수와 콩값이 고공행진하지만 미국보다는 미국의 곡물 수입국가가 더 피해를 볼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16일(현지시간) 미 농무부의 '가뭄과 소비자 식료품 지출 비용'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식료품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3.0%로, 지난 2004~2011년의 평균치와 같은 수준이다.
가뭄으로 식품값이 오를 것이라는 예상과는 전혀 다른 내용이다. '글로벌 식량위기'가 발생했던 지난 2008년에 비해서는 거의 절반 수준이며, 지난해(3.7%)보다도 낮은 수치다.
이는 미국의 경우 곡물 등 원재료가 전체 식품가격에서 차지하는 비용이 14%에 불과한 때문이다. 나머지는 가공, 포장, 서비스, 운송 비용 등이다. 가뭄에 따른 원재료 물가 상승에도 최종 소비자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인 이유다.
미 소비자들의 가처분 소득에서 식품 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평균 10%에도 미치지 않아 국민 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오히려 피해는 농민, 저소득층과 함께 미국산 식료품을 수입하는 국가의 소비자들에게 미칠 것이라는 지적이다.
헨더슨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보고서에서 "최근 식료품 물가 상승으로 가장 큰 부담을 떠안게 되는 사람들은 (미국 소비자가 아닌) 외국 소비자들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작황 부진의 여파가 내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퍼듀 대학의 코린 알렉산더 농업전문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가뭄의 영향은 1년 이상 지속될 것"이라면서 "이 정도로 심각한 가뭄의 여파가 단기간에 그칠 것으로 기대해선 안된다"고 말했다.
백종민 기자 cinq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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