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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 상처 딛고, 연극 무대에서 다시 웃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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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Wee센터에서 '학교폭력 피해학생을 위한 연극치유 프로그램' 열려

[아시아경제 이상미 기자]"2012년 온 세상이 런던올림픽에 열광할 때 세상의 한 켠에서 비록 이름 없이 피어있는 들꽃이지만 큰 꿈을 꾸고 있는 그들만의 작은 올림픽이 시작되었습니다" 연극의 시작을 알리자 8명의 아이들이 무대로 한명씩 입장했다.


지난 10일 논현초에 위치한 강남Wee센터에서는 특별한 연극 한 편이 무대에 올랐다. 지난 7월 30일부터 열흘 간 '학교폭력 피해학생을 위한 연극치료 프로그램'에 참여한 아이들이 직접 창작한 연극 공연이었다.

런던 올림픽 주제가가 깔리자 아이들은 오심 판정으로 논란을 일으켰던 펜싱 경기의 한 장면을 재연한다. '멈춰버린 1초', 신아람 선수 역을 맡은 지수(가명)가 주저앉아 펑펑 운다. 그러자 어디선가 아이들이 나타나 일제히 발을 구르며 지수에게 힘찬 응원을 보내기 시작한다. 지수는 천천히 일어서 눈물을 닦고 아이들과 함께 "나는 이제 더 이상 혼자가 아닙니다. 그 어떤 상처나 시련도 우릴 멈추게 할 순 없습니다"라고 무대 밖을 향해 힘껏 외친다.


연극이 막바지에 이르자 8명의 아이들은 각자 자신이 꿈꾸던 모습으로 무대에 서기 시작한다. 심리학자가 된 다혜, 디자이너가 된 지수, 최고의 바리스타가 된 재은, 과학자가 된 효재, 천문학자가 된 재룡, 한류의 중심이 된 희윤, 칠성급 호텔의 세계적인 셰프가 된 지영. 마지막에 모두 무대에 선 아이들이 도종환의 시 '담쟁이'를 한 소절씩 돌아가며 읊는다. 마지막으로 모두가 함께 "결국 그 벽을 넘는다"라는 마지막 소절을 외치며 연극은 막을 내린다.

서울강남교육지원청에서 마련한 이번 연극치료프로그램은 학교폭력 피해학생과 교우관계의 어려움을 겪는 8명의 중학생들이 참가했다. 연극 공연 과정에 치유 프로그램을 도입해 학생들이 자신들의 감정과 문제를 돌아보고 적극적인 방안을 스스로 찾아 볼 수 있게 했다. 또 공동체 내에서 어울리지 못하는 학생들은 소통과 협력 훈련을 통해 향후 학교생활의 적응력을 기르고자 했다.

학교폭력 상처 딛고, 연극 무대에서 다시 웃다 연극에 활용할 도구를 만들고 있는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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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간 프로그램을 함께 하며 부쩍 친해진 아이들은 연극을 마치고 아쉬움을 털어놨다. 김효재(가명) 학생은 "처음엔 그냥 부모님이 보내서 왔는데 하다보니까 재밌고, 연극무대에 서기 전에는 떨리는 느낌까지 들었다"며 소감을 밝혔다. 고다혜(가명) 학생 역시 "대사가 길어서 대본 외우는 게 제일 어려웠지만 연극하면서 재밌었고, 친구도 많이 만나서 좋았다"고 말했다.


이번 프로그램을 진행한 예술교육·예술치유 연구소 '생명나무'의 이현수 연극 지도교사는 "올림픽 선수들이 시련과 역경을 극복하고 꿈을 이루는 것처럼, 아이들이 겪은 상처와 아픔을 잘 극복할 수 있도록 힘과 용기를 주고자 이번 연극을 기획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 교사는 "비록 2주간의 짧은 기간이었지만, 아이들이 적극적으로 변화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프로그램은 연극의 기본 과정을 익힘과 동시에 동료 학생과 교감하기, 말하기, 대본 창작하기, 소품·무대 꾸미기, 최종 공연 등 10개의 과정을 거쳐 진행됐다.

학교폭력 상처 딛고, 연극 무대에서 다시 웃다 연극 대본 작성과 역할 분담에 대해 토의하고 있는 아이들


강남Wee센터 실장 김영주 교사는 “연극에 참여한 학생들이 Wee센터에 첫날 방문했을 때보다 얼굴 표정이 훨씬 밝아졌고 목소리에 힘이 생겨 자신감이 향상된 상태"라며 "처음에 서로 낯설게 느끼던 학생들이 이제는 서로 교류하는 능력이 생겼다"고 말했다. 김 교사는 연극치유프로그램의 장점에 대해 "우선 아이들이 감정을 발산하면서 그동안 쌓인 스트레스를 풀 수 있고, 상호작용을 유도해 '관계'에 대해서 자연스럽게 고민하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서울시교육청에서는 학교폭력 예방 및 근절을 위한 교육수단으로 '교육연극'을 적극적으로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시교육청은 지난 5~6월달 44회에 걸쳐 학교폭력예방 교육연극을 중학교를 중심으로 실시했다. 2학기에도 단위학교의 신청을 받아 85회 가량 진행할 예정이다.




이상미 기자 ysm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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