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우수한 대졸 인력이 지방 중소·중견기업에 취업해 장기근속하고 이들의 사기를 진작시키기 위해 더욱 적극적이고 획기적인 제도적 지원이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합니다."(유석영 지에스이 대표)
"중소기업을 졸업한 후엔 각종 세제, 금융조달 등에 대한 부담이 증가합니다. 마치 잘 달리려고 하는 자동차의 시동을 끄는 것과 같죠. 정부의 지원 대책이 실효성을 갖추기 위해 다른 관계부처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합니다."(임일지 대주전자재료 대표)
역경을 딛고 기업을 일궈낸 벤처기업인 100여명이 9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이명박 대통령을 마주하고 각종 애로점과 건의사항을 나눴다. 중소기업청이 준비한 '1000억 벤처기업인과의 대화' 행사 자리에서다.
간담회는 어려운 경제 여건 속에서도 매출 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통해 국가 경제에 힘을 보태고 있는 벤처기업들을 격려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성공사례 발표자로 나선 벤처기업인은 홍성민 에스에너지 대표, 기중현 연우 대표, 장경호 이녹스 대표 등 3명이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기술력이 우수한 제품 개발과 해외시장 개척, 고객만족 경영 등을 통한 중소기업의 성장 모델을 제시했다.
태양광모듈을 생산하는 에스에너지의 홍 대표는 "2001년 창업 당시 태양광 산업이 고객도 시장도 없는 상황이었지만 기술력을 우선해 제품 개발에 집중한 결과 태양광발전소 전문업체로 거듭날 수 있었다"면서 "향후 벤처기업의 장점인 스피드와 유연한 변화를 통해 성장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반도체 소재 업체인 이녹스의 장 대표는 "창업 초기에는 기술을 개발했지만 납품처를 구하지 못해 3년을 버텨야했고 대기업까지 시장에 뛰어들면서 고전했다"면서 "친환경 소재 개발로 위기를 정면 돌파해 IT소재를 세계로 수출하는 강소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간담회에 참석한 벤처기업인들의 성공사례와 애로점, 건의사항을 듣고 이들을 격려했다. 송종호 중기청장은 "벤처 1000억 기업들의 바람과 애로사항이 무엇인지 현실감있게 알게 됐다"면서 "향후 1000억 벤처 등 첨단 벤처기업들이 지속 성장할 수 있는 벤처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중기청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1000억 벤처기업은 381곳으로 전년 대비 21%(66곳) 늘어났다. 이들 기업의 총 매출액은 78조원으로 삼성, SK, 현대차, LG, 포스코에 이은 6번째 규모에 해당한다. 일자리 창출 효과는 평균 344명이었으며 1000억 벤처의 이름을 달기까지 평균 16.1년이 걸렸다.
박혜정 기자 par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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