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서 피서 나간 돼지 찾기 ‘대소동’

천안시 직산읍 키우던 새끼돼지 13마리 폭염 못견뎌 마구간 탈출…1시간여 만에 찾아 ‘주인 품’으로

[아시아경제 왕성상 기자] 최근 충남 천안에서 찜통더위를 참지 못해 마구간을 빠져나간 돼지 13마리를 찾기 위해 주민과 경찰이 수색에 나서는 등 ‘대소동’이 벌어졌다.

9일 천안 서북경찰서에 따르면 폭염이 연일 이어지는 가운데 지난 7일 오후 4시40분께 천안시 직산읍내 직산파출소에 “누가 돼지를 훔쳐갔다”는 다급한 목소리의 신고전화가 걸려왔다.

김종희 직산파출소장과 순찰요원 2명은 도난현장인 직산읍 판정리 돼지우리로 가서 돼지 24마리 중 새끼돼지 13마리가 사라진 것을 확인했다.

경찰은 주변 비포장도로엔 자동차 바퀴자국이 없고 돼지발자국만 있는 것을 보고 도난이 아니라 허술한 돼지우리구멍으로 빠져나간 것으로 판단했다. 그때부터 돼지 찾기 소동은 시작됐다.

경찰은 동네주민들과 1시간여 동안 땀을 뻘뻘 흘리며 돼지 찾기에 나섰다. 그러던 중 ‘농로 밑 풀숲에서 돼지소리가 난다’는 주민제보를 받고 달려가 보니 풀숲 그늘에 옹기종기 모여 꿀꿀거리며 장난을 치고 있는 새끼돼지들을 발견했다. 이들 돼지는 그렇게 해서 주인의 품으로 돌아갔다.

천안 서북경찰서 관계자는 “주인이 애타게 찾는 줄도 모르고 그늘에서 장난을 치다 발견된 것으로 볼 때 동물도 본능적으로 더위를 피해 달아난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