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폭염에 따른 '가축폐사' 대책 내놔

단기적으로 입식 마릿수 및 출하일 조정·비타민C와 전해질제 공급..중장기적으로 시설현대화 추진

[수원=이영규 기자] 경기도가 보름이상 지속된 폭염으로 닭과 오리 등 가금류 20만 마리 이상이 폐사하자, 가축방역비 지원 등 긴급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9일 경기도에 따르면 이번 폭염으로 도내 닭, 오리 등 가금류 3584여만 마리 중 0.61%인 22만여 마리가 폐사했다. 경기도는 폭염에 따른 가금류 피해가 많은 것은 소나 돼지 등에 비해 가금류들이 고온에 약하고 상대적으로 사육밀도가 높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경기도는 긴급 가축 방역비를 지원하는 등 피해 방지 대책을 추진키로 했다.

우선 응급조치로 단위 면적당 병아리 입식 마릿수를 1㎡ 당 20마리에서 16.5마리로 조정하고, 다 자란 닭의 15%를 출하 예정일 5일전에 조기 출하해 사육밀도를 낮추기로 했다.

이와 함께 5000만 원의 예산을 긴급 편성해 닭 사육농가에 비타민C와 전해질제를 공급키로 했다. 비타민C와 전해질제를 사료와 음용수에 섞어 공급하면 닭의 면역 및 내열성 증강, 항산화 작용,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된다.

또 대형 환풍기를 가동해 온도와 습도를 낮춰주고, 닭이 서서 활동해 체온을 적정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깡통 등 간이시설 설치를 사육농가에 유도키로 했다.

경기도는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한 중장기 대책도 마련한다.

먼저 지하수를 이용해 축사를 냉각하는 수냉식 계사 등 시설 현대화를 추진한다. 농장 내에 나무 등 조경을 통해 앞으로 기후변화에 따른 피해에도 장기적으로 대비하기로 했다. 아울러 농가들의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가축재해보험 가입도 유도하기로 했다.

경기도 관계자는 "더위가 심한 낮에는 가급적 사료와 물의 급여를 피하고 고온이 지속되면 이동을 자제하는 게 좋다"며 "특히 계사 안에 물을 분무하는 것은 습도를 높여 더운 열을 발생시키므로 자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영규 기자 fortu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