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타임> 9회 MBC 월-화 밤 9시 55분
병원의 사정이 개인의 사정과 부딪히고, 같은 환자를 두고 다른 의견이 대립하는 동안에도 ‘골든타임’은 흐른다. <골든타임>이라는 제목부터가 응급환자가 그 갈림길에서 살아 돌아올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시간을 의미하듯이 응급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빠르고 정확한, 그리고 과감한 판단력이다. 최인혁(이성민)을 둘러싼 세중병원의 갈등도 거기에서부터 출발한다. 김민준(엄효섭)은 박원국의 수술이 지체되는 상황에서도 바깥 상황에 휘둘려 쉽사리 다음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이런 그의 행동은 최인혁이 병원에 다시 불려오게 되는 이유가 된다. 김민준을 비롯한 과장들이 테이블 앞에 앉아 최인혁의 복귀를 두고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최인혁은 다른 상황에 휘둘리지 않고 빠른 결정을 내리며 환자 곁에서 밤을 지새운다. 그는 가장 냉정하지만, 가장 뜨겁기도 하다.
그래서 최인혁의 존재는 지금까지 <골든타임>의 가장 큰, 그리고 유일한 매력이었다. 최인혁이 병원을 떠나있는 동안 기운이 빠져 있던 것은 이민우(이선균)만이 아니었다. 스스로도 석연치 않은, 그리고 임시적인 복귀였지만 최인혁이 수술실에 들어서자마자 생겨난 긴장감처럼 드라마는 활기를 띄기 시작했다. 그리고 거기에 더해 지금까지 민우가 보여주었던 의사로서의 장점들 역시 최인혁을 다시 만나면서 겉으로 드러났다. 민우가 박원국 환자의 정맥 위치를 찾을 수 있었던 것은 “환자에 대한 관심” 때문이었고, 그 애정 어린 상상력이 실제 의술로 발휘됐다. 최인혁의 복귀가 <골든타임>에 다시 응급실의 긴장감을 되찾아주었다면, 민우의 느리지만 확실한 성장은 이 드라마가 남은 절반을 한 캐릭터의 매력 이상의 이야기로 끌고 나갈 수 있는 힘이 될 것이 분명하다. 드디어 <골든타임>을 지켜봐야 할 이유가 하나 더 늘었다.
<10 아시아>와 사전협의 없이 본 기사의 무단 인용이나 도용,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10 아시아 글. 윤이나(TV평론가)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