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타임> 5회 MBC 월-화 밤 9시 55분
누군가의 최선과 다른 누군가에게 그것이 최선이라고 받아들여지는 것 사이에 간극이 있을 때, 그 최선은 의심을 받는다. <골든타임>에 특별함이 있다면 환자를 살릴 수도 죽일 수도 있는 의사가 ‘최선을 다한다’고 말할 때의 최선이란 무엇인지, 누굴 위한 최선인지를 묻는다는 데 있다. 인혁(이성민)은 감히 생명을 살리는 일에 의사 자리 지키는 것을 댈 수 없다고 말하며 외과의 집도 없이는 수술할 수 없다는 공문을 무시, 위급한 환자를 수술하는 의사다. 하지만 정작 그가 수술이 필요한 환자에 대해 “가족에게 (수술을 결정할) 시간”을 주자며 기다리자 민우(이선균)는 “누군가는 최선을 다했다고 얘기해야 되는 거” 아니냐며 다급해 한다. 그러나 허둥대고 요란한 민우의 최선은 “최선을 다해도 살아도 사는 게 아니면 누굴 위해 최선을 다한 거”냐는 인혁의 물음 앞에서 당황한다.
인혁은 의사의 최선의 결과로도 환자가 깨어나지 못하거나 치명적인 장애를 안고 살아가야 할 때 결국 그 고통은 온전히 환자와 보호자의 것이라는 자명한 사실이야말로 현실임을 너무도 잘 안다. 그렇기에 섣불리 최선을 말하며 “자기 위안”을 삼는 것은 의사만의 최선이요, 환자 혹은 보호자에게 내밀 예측 불가능한 수술 결과의 명분일 뿐이다. 대신 인혁에게 최선이란 보호자에게 환자의 상태를 진지하고 솔직하게 설명하며 지난할 보살핌의 시간을 단단히 준비시킨 후에나 말할 수 있는 것이요, 의사의 것이기 이전에 최선을 다해 돌봄과 치료를 받아야 하는 자의 것이기도 하다. <골든타임>은 “누가 책임질 것”이냐 묻기에만 바쁜 세중 병원의 의사들 사이에서 대책 없는 사명감에 기대지 않고, 대신 긴 안목의 돌봄과 묵직한 책임감을 보여준다. 이것이야말로 <골든타임>의 건강함이다. 이 틈에 의사로서의 책임감으로부터 도망치고 자위하기 바빴던 민우는 이제 어떤 의사가 될 것인지를 자문한다. 과연 그가 얻을 최선은 무엇일까. 또 그 진심은 누구에게 닿을까. <골든타임>이 보여줘야 할 최선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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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아시아 글. 정지혜(TV평론가) 외부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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