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선호 기자, 박나영 기자] 이상득(77) 새누리당 전 의원 관련 공판을 배당받은 재판부가 공정성 시비를 사전에 피하기 위해 재판부 변경을 요청하자 법원이 이를 받아들였다.
30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따르면 저축은행 등으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 및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로 구속기소 된 이 전 의원 관련 공판이 형사23부(정선재 부장판사)에서 형사21부(이원범 부장판사)로 재배당 됐다.
중앙지법은 이 사건을 최시중(75) 전 방송통신위원장, 박영준(52) 전 지식경제부 차관이 연루된 파이시티 인허가 비리 사건의 심리를 맡은 형사합의23부에 배당했으나, 정 부장판사가 서면으로 재배당을 요구해와 법원 예규에 따라 재배당했다고 설명했다.
중앙지법 관계자는 "형사23부 담당 재판관이 이 전 의원과 같은 교회에 다니고 있어 사건을 재배당 해줄 것을 요청했다"며 "무작위로 선정해 또다른 부패사건 전담 재판부인 형사21부로 사건을 다시 배당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재판관이 이 전 의원과 개인적인 친분은 없지만 혹시 모를 공정성 우려를 피하기 위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현재 중앙지법의 부패사건 전담 재판부는 형사 21부와 22부, 23부 등 3개로 사건이 접수되면 무작위로 재판을 배당한다.
이 전 의원 사건을 맡게 된 이원범 부장판사는 대구 영남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1994년 서울지법 의정부지원 판사로 시작해 대구지법 부장판사, 대법원 재판연구관을 거쳐 지난해부터 중앙지법에서 근무하고 있다.
형사합의21부는 최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에 대한 디도스(DDoS·분산서비스거부) 공격 사건의 심리를 맡아 피의자 전원에게 실형을 선고한 바 있다.
구속사건의 경우 통상적으로 기소 이후 한 달 안에 첫 재판이 열리는 점과 법원이 이날부터 2주간 휴정기인 점을 고려하면 8월 말이나 9월 초 첫 공판준비기일이 열리고 심리절차가 시작될 전망이다.
한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저축은행 비리 합동수사단(단장 최운식 부장검사)은 2007∼2011년 저축은행 등으로부터 7억5000여만원을 수수한 혐의로 지난달 이 전 의원을 구속 기소했다.
지선호 기자 likemore@
박나영 기자 bohe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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